[놀이인가 도박인가] (상) 뽑기방 대유행

최준희 기자 2025. 11. 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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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인형뽑기방…청소년 보호 무방비

도내 2년 사이 27.8% 늘어나
무인·야간 운영…관리 어려워
일부 점주, 도박형 구조로 운영
지자체 “관련 안내문 게시를”

청소년 도박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심각한 중독 양상까지 보이는 가운데,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인형뽑기방'이 학생들의 새로운 도박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청소년 출입금지 시간인 오후 10시 이후에도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고, 인형뽑기방에 설치된 ATM기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신용카드로 단기대출을 받는 등 중독성까지 나타나고 있다.인천일보는 청소년도박 기획에 이어 상·중·하 세 차례에 걸쳐 인형뽑기방의 자극적인 상술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 수원시 한 상가 거리. 인형뽑기방과 캡슐토이점이 나란히 붙어 운영되고 있다. /최준희기자wsx3025@incheonilbo.com

"학교 가기 전에 한 판만 하려고 왔습니다."

3일 오전 8시40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한 인형뽑기방에는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 학생들은 "등교 시간 전에 잠시 들렀다"며 "요즘 뽑기방이 학생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곳곳에서 인형뽑기방이 급증하면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이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년 야간 이용과 내부기계 조작 등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단속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 인형뽑기방은 지난 2년 사이 27.8% 증가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실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지역 인형뽑기방은 지난 2023년 1144곳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1462곳으로 늘었다. 전국 인형뽑기방은 5957곳으로 경기지역에 있는 인형뽑기방은 전국 대비 24.5%다. 인형뽑기방은 청소년게임제공업소로 분류돼 지자체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식 인증 기계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고 야간에도 문을 열기 때문에 청소년 출입 제한 등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점주는 경품 가액을 법정 상한선(5000원)을 초과해 제공하거나, 기계 내부 확률을 임의로 조정해 사실상 '돈을 넣고 뽑는 도박형 구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현행법상 불법에 해당하지만, 행정당국의 단속 인력 부족으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전 8시 40분경, 수원시 한 상가 거리의 인형뽑기방에서 학생들이 기계를 이용하고 있다. /최준희기자wsx3025@incheonilbo.com

수원시 인계동에서 3년째 인형뽑기방을 운영하고 있는 전모(43) 씨는 최근 늘어나는 인형뽑기방 창업 열풍에 대해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고, 점포를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어서 불황기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며 "기계 몇 대만 들여놓으면 큰 인건비 부담 없이 바로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영업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뛰어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 씨도 인형뽑기방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이 중·고등학생 같은 청소년인데, 대부분 점포가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선 자자체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게임 관련 업무 담당자 1명이 100개가 넘는 관련 업소를 상시 점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청소년은 밤 10시 이후 뽑기방 출입이 제한돼 있고, 영업장 내부에 관련 안내문과 등록증을 반드시 게시해야 한다. 하지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단속이 쉽지 않다"고 했다.

/추정현·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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