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휴무에 '텅 빈 골목'…"하필 오늘이라니" 헛걸음도

조은솔 기자 2025. 11. 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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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매장 '한가족 운동회'로 하루 휴무
빵 냄새 대신 정적만…아쉬움 '가득'
3일 대전 중구 성심당 본점 앞이 한산한 가운데 휴무 안내문을 본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조은솔 기자

3일 대전 중구 중앙로. 평소라면 갓 구운 빵 냄새와 사람들로 북적였을 성심당 본점 앞이 낯설 만큼 고요했다. 출입문에는 '긴급 속보, 성심당 한가족 운동회 11월 3일 휴무 일 년에 딱 하루'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안내문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일부는 문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며 재정비 중인 직원에게 '빵을 살 수 없냐'며 간절하게 물었다. 익숙한 빵 냄새 대신 헛걸음한 발소리와 짧은 탄식이 골목에 흩어졌다.

경기 평택에서 자녀들과 함께 성심당을 찾은 40대 이혜진 씨는 "아이들이 성심당 가자고 노래를 불러서 일부러 들렀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허무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전 오면 성심당은 꼭 들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아쉬웠다"며 "그래도 직원분들도 하루쯤은 쉬셔야 하니까 이해는 간다. 다만 그게 하필 오늘이라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남 태안에서 온 박모(53) 씨는 "두 시간 넘게 걸려 왔다. 본점이 닫혀서 롯데백화점 지점으로 가보려 했는데, 그곳도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라며 "집에 가는 길에 빵을 사서 가려 했는데 결국 못 사서 아쉽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대전시민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김소연(22) 씨는 "SNS에서 본 사진이 너무 맛있어 보여 기대했었는데 허탈했다"며 "성심당은 연중무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3일 대전 중구 성심당 본점 앞에서 한 시민이 휴무 안내문을 읽으며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매장 안에서는 직원들이 내부 정비를 하고 있다. 조은솔 기자

성심당의 휴무는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심당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 월요일에도 장사가 잘 되는데 오늘은 종일 한산하다"며 "빵을 사러 온 김에 떡볶이를 먹고 가는 손님이 많은데, 빵집이 쉬니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성심당은 이날 본점을 비롯해 케익부띠크, 삐아또, 우동야, 플라잉팬, 테라스키친, 오븐스토리 등 12개 매장을 모두 닫았다. 임직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사내 '한가족 운동회'가 열리면서다. 성심당은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전 직원이 함께 어울리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성심당 본점에 붙은 안내문. 조은솔 기자

지난달 휴무 공지가 올라오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기 좋다'는 응원과 '요즘도 이런 단합 행사를 하냐'는 의견이 맞섰다.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출발한 성심당은 이제 지역의 상징이자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전역 물품보관함마다 성심당 봉투가 가득하다는 게시글이 회자될 정도로 '대전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딱 하루의 휴무가 도심의 풍경을 바꿔놓은 만큼, 성심당이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구에 사는 한 시민은 "빵집 하나 쉬었을 뿐인데 골목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다"며 "다시 열리면 더 반가울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대전 중구 성심당 케익부띠끄 매장이 휴무일을 맞아 내부 정비를 하고 있다. 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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