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휴무에 '텅 빈 골목'…"하필 오늘이라니" 헛걸음도
빵 냄새 대신 정적만…아쉬움 '가득'

3일 대전 중구 중앙로. 평소라면 갓 구운 빵 냄새와 사람들로 북적였을 성심당 본점 앞이 낯설 만큼 고요했다. 출입문에는 '긴급 속보, 성심당 한가족 운동회 11월 3일 휴무 일 년에 딱 하루'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안내문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일부는 문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며 재정비 중인 직원에게 '빵을 살 수 없냐'며 간절하게 물었다. 익숙한 빵 냄새 대신 헛걸음한 발소리와 짧은 탄식이 골목에 흩어졌다.
경기 평택에서 자녀들과 함께 성심당을 찾은 40대 이혜진 씨는 "아이들이 성심당 가자고 노래를 불러서 일부러 들렀는데, 문이 닫혀 있어서 허무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전 오면 성심당은 꼭 들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아쉬웠다"며 "그래도 직원분들도 하루쯤은 쉬셔야 하니까 이해는 간다. 다만 그게 하필 오늘이라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남 태안에서 온 박모(53) 씨는 "두 시간 넘게 걸려 왔다. 본점이 닫혀서 롯데백화점 지점으로 가보려 했는데, 그곳도 문을 닫았다고 하더라"라며 "집에 가는 길에 빵을 사서 가려 했는데 결국 못 사서 아쉽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대전시민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김소연(22) 씨는 "SNS에서 본 사진이 너무 맛있어 보여 기대했었는데 허탈했다"며 "성심당은 연중무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성심당의 휴무는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심당 인근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 월요일에도 장사가 잘 되는데 오늘은 종일 한산하다"며 "빵을 사러 온 김에 떡볶이를 먹고 가는 손님이 많은데, 빵집이 쉬니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성심당은 이날 본점을 비롯해 케익부띠크, 삐아또, 우동야, 플라잉팬, 테라스키친, 오븐스토리 등 12개 매장을 모두 닫았다. 임직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사내 '한가족 운동회'가 열리면서다. 성심당은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전 직원이 함께 어울리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달 휴무 공지가 올라오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보기 좋다'는 응원과 '요즘도 이런 단합 행사를 하냐'는 의견이 맞섰다.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출발한 성심당은 이제 지역의 상징이자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전역 물품보관함마다 성심당 봉투가 가득하다는 게시글이 회자될 정도로 '대전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딱 하루의 휴무가 도심의 풍경을 바꿔놓은 만큼, 성심당이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구에 사는 한 시민은 "빵집 하나 쉬었을 뿐인데 골목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다"며 "다시 열리면 더 반가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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