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 넘은 ‘APEC 폄훼·대통령 재판’ 정쟁, 국민의힘 멈추라

국민의힘의 정쟁적 언사가 도를 넘고 있다. 국내외에서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 결과를 깎아내리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라고 연일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 대통령 흠집내기에만 골몰할 뿐, 국민과 민생은 뒷전이고 건설적 제안이나 대안도 없다. 야당의 대통령 공격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정치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이러고도 불과 몇달 전까지 국정을 책임졌던 제1 야당이라고 할 수 있나.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15% 관세’와 ‘연간 최대 200억달러 분할 투자’에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서 일본의 대미 관세협상 결과와 비교해도 선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반응은 악담 일색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매년 30조원 가까운 금액을 미국에 내야 하는 3500억불 대미투자 부담”을 들어 실패한 회담이라고 했다. 그는 한·중 정상회담을 두고도 “한한령으로 인한 한국 게임 콘텐츠의 중국 게임 유통 문제, 무비자 입국 문제 등 우리 경제·사회와 직결된 대중 현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고 했다. 반중 포퓰리즘을 선동하는 정당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이런 식이니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 대장동 사건을 심리한 1심 법원은 김만배·유동규씨 등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법원이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1심 판결문만 보아서는 재판부가 이 대통령의 배임 혐의에 대해 어떤 심증을 갖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 재판 재개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에 반한다는 게 다수 학설이다. 이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 6월9일 서울고법도 이 대통령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헌법 84조에 따른 조치라고 하지 않았나. 법원이 헌법 해석을 돌연 바꾸지 않는 한 재판이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이 민심과 멀고 되지도 않을 생떼를 쓰는 것이다.
여당이 현직 대통령 재판중지법을 들고 나온 것도 ‘위인설법’ 논란만 키우는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다행히 대통령실과 여당은 3일 이 법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하는 것으로 ‘예산국회’ ‘민생국회’의 막이 오른다. 정부·여당도, 야당도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민생을 살피는 데 집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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