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로 찾는 우리 동네 ‘진짜 가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인구 불균형 위기에 직면해 있다.
통신·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정책 기초지표로 삼아야 한다.
인구 감소 지역을 단순히 '소멸위험지역'으로 낙인찍는 접근은 오히려 지역 발전의 동력을 위축시킨다.
생활인구와 잠재력 지수 등 새로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공간 혁신과 공공서비스 전략을 설계한 뒤, 그 효과를 다시 데이터로 평가하여 다음 정책으로 환류하는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인구 불균형 위기에 직면해 있다. 수도권은 과밀화되고, 비수도권은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국토 정책은 ‘어디에 몇 명이 사는가’라는 정주 인구(행정인구)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 같은 인구 중심의 시각만으로는 지역의 진짜 활력과 가능성을 포착하기 어렵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간 그 자체보다 ‘공간에서 사람이 무엇을 하며, 어떤 활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그 해답은 데이터에 있다. 통신, 교통, 소비, 관광 등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서류상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지역의 동적 가치와 미래 잠재력을 정량화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공간정책의 방향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주민등록상 인구만으로는 지역의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 실제로는 통근·통학·관광 등 다양한 이유로 지역을 오가는 생활인구가 해당 지역의 경제와 공동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통신·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활인구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정책 기초지표로 삼아야 한다.
물론 개인정보 보호는 전제 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PETs, Privacy Enhancing Technologies)과 법적·사회적 안전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과 신뢰 기반이 뒷받침되어야 데이터의 공공 활용이 정당성을 갖는다.
인구 감소 지역을 단순히 ‘소멸위험지역’으로 낙인찍는 접근은 오히려 지역 발전의 동력을 위축시킨다. 이제는 경제 지표뿐 아니라 삶의 질, 환경, 공동체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한 ‘다차원 잠재력 지수’(Multidimensional Potential Index) 개발이 필요하다. 이는 OECD의 지역웰빙지수(Regional Well-Being Index)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에 맞는 공간 혁신 전략을 마련하고, 규제 유연화를 적용한 ‘도시혁신구역’ 지정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단, 개발 이익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역사회 기여 협약’을 의무화해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공공서비스는 일률적 배분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분화가 필요하다. 예컨대, 서울시의 ‘올빼미 버스’는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심야 수요가 높은 지역에 버스를 집중 배치함으로써 서비스 효율을 극대화한 대표 사례다.
이와 같이 교통·문화·편의 분야는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배치하되, 소방·구급 같은 필수 안전서비스는 인구 규모에 관계없이 최소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 공공의 형평성과 생명안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될 수 없다.
생활인구와 잠재력 지수 등 새로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공간 혁신과 공공서비스 전략을 설계한 뒤, 그 효과를 다시 데이터로 평가하여 다음 정책으로 환류하는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런 선순환이 정착되면, 국가는 보다 똑똑하고 공정한 정책을 설계할 수 있으며, 각 지역은 고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데이터는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 소외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새로운 사회 인프라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주 인구가 아니라 생활인구, 추세가 아니라 가능성, 공간이 아니라 활동에 주목해야 할 때다. 데이터는 지역 소멸을 막는 처방전이자, 국토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강식 레시피이다. 이를 제대로 읽고 움직일 때, 대한민국의 모든 공간은 다시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택시가 다리 난간 뚫고 하천 둔치로 추락…운전자 중상
- ‘태극기 인사’ 다카이치 총리, 푸른색 정장 입은 진짜 이유
- “그건 할 수 없어요” 오류… “로봇에 LLM 적용은 시기상조”
- 정청래 “대통령 자랑스럽다…APEC 역대급 성공”
- [르포] 닭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하림 익산 ‘치킨로드’ 가보니
- 민주 “대통령 재판중지법 ‘국정안정법’으로 추진…이달 내 처리 가능성”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