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월가맨 "AI시대, 소통 더 중요하죠"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5. 11.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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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이 아홉 살 때 세상은 암흑이 됐다.

가족과 동료, 이웃에 대한 감사와 세상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놓지 않으면서도 한국과 미국 사회를 둘러싼 문제의식이 책 곳곳에 살아 있다.

그는 "경쟁자나 의견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이들이 인기를 얻는 세상" "타인을 혐오의 눈초리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 역시 이러한 변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등 점점 과격해지는 정치·사회적 양극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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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에세이 펴낸 신순규 애널리스트
AI가 인간 일자리 위협해도
교감 필요한 직종 늘어날 것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세상
버텨내기만 하고 싶지 않아
내 생각 나누고 싶어 책 써
나도 틀릴 수 있다는 태도로
타인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이자 미국 뉴욕 월가에서 애널리스트로 31년째 활동 중인 신순규 작가. 한주형 기자

한국 나이 아홉 살 때 세상은 암흑이 됐다. 어머니의 권유로 배운 피아노로 열다섯 살 때 미국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접고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금융 중심지 월가의 애널리스트가 됐다. JP모건을 시작으로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BBH)에 이르며 31년째 커리어를 이어 오고 있는 신순규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인생의 고비마다 되뇌던 말인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봅시다'를 제목으로 세 번째 에세이집을 펴냈다.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그는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세상 속에서 그저 버텨내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즐거움이든 행복이든 현실적인 방법이든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나누고 밝은 미래를 함께 바라보고 싶다는 마음이 책을 내게 된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장애를 이겨낸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눌러 담아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전작들은 이미 서점가 베스트셀러가 된 바 있다.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가 겪었던 일상의 에피소드와 세상 이야기를 엮었다. 가족과 동료, 이웃에 대한 감사와 세상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놓지 않으면서도 한국과 미국 사회를 둘러싼 문제의식이 책 곳곳에 살아 있다. 그는 "경쟁자나 의견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이들이 인기를 얻는 세상" "타인을 혐오의 눈초리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 역시 이러한 변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등 점점 과격해지는 정치·사회적 양극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언젠가부터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실제적인 위협이라고 간주하고 있어요. '만약 내가 틀렸다면(What if I'm wrong)'이라는 태도로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을 들어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적이 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생각을 받아들이는 훈련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합니다."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활발하면서도 열린 소통이다. 특히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삶의 루트를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사회에 더 필요한 덕목이라고 했다.

또 그는 애널리스트로서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AI 기술로 인간의 일자리가 증발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도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소통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나 영역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젊은 사람들뿐 아니라 제 나이대도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직종은 분명히 있어요. 가령 시각장애인들은 낯선 곳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을 잘 못해요. 늘 (안내해줄) 다른 사람이 필요하죠. 그런 만큼 사람이 필요하거나 사람을 위한 직종은 꼭 있을 겁니다."

2016년부터 5년간 매일경제 칼럼 '세상 사는 이야기' 필진으로 참여했던 그는 세 권의 에세이를 내놓은 이후에도 글을 매일 쓴다. 생각과 감정을 버티며 녹여낸 글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세상과 함께 호흡하고 싶어서다. "에세이 한 편은 보통 초고를 2~3시간 안에 써요. 대부분 빨리 쓰지만, 고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죠. 그렇지만 세상에 내놓은 글은 (아직) 많지 않네요(웃음)."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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