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대칭이 만든 모순…‘고쳐 쓸 권리’ 보장해야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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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써온 노트북이 더 이상 윈도10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인텔 8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모듈'(TPM) 2.0, '통합 확장 펌웨어 인터페이스'(UEFI) 보안 부팅 등 까다로운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새 노트북을 살지, 아니면 리눅스 같은 다른 운영체제로 옮길지 고민하던 중, 유튜브에서 저사양 노트북이라도 윈도11을 설치할 수 있는 우회 방법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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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 50대·전남 순천
15년 넘게 써온 노트북이 더 이상 윈도10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윈도11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인텔 8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모듈’(TPM) 2.0, ‘통합 확장 펌웨어 인터페이스’(UEFI) 보안 부팅 등 까다로운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새 노트북을 살지, 아니면 리눅스 같은 다른 운영체제로 옮길지 고민하던 중, 유튜브에서 저사양 노트북이라도 윈도11을 설치할 수 있는 우회 방법을 발견했다.
곧 퇴물이 될 노트북을 그대로 둘 바에야, 위험을 감수하고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저장 공간을 확보하고 설치 화면에서 46% 진행률이 멈춘 듯한 시간을 견뎌야 했지만, 결국 성공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반복된다. 예를 들어 프린터 토너의 경우, 본체 가격에 버금가는 토너를 새로 사야 한다. 제조사는 리필을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가 새 제품을 사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토너 분말을 교체하거나 리필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환경에도, 소비자에게도 더 이롭다. 현재 소비 방식은 ‘잉크가 만년필보다 비싼’ 모순과 다르지 않다.
정수기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설치하는 기본형 제품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생수를 매일 한병(2ℓ, 1300원)씩 마신다고 가정하면 1230ℓ, 약 615병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10만원 미만에 구입한 언더싱크형(수도관에 직접 연결) 정수기(USF-C 필터)는 약 650ℓ를 걸러준다. 생수 53병 값으로 6배가 넘는 정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세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방법을 모르는 사용자, 대체 운영체제를 고려하지 않는 사용자, 리필 가능한 토너나 합리적 정수기라는 대안을 알지 못하는 사용자들은 기업이 제시한 제한된 선택지 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련 정보를 찾아 비교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태도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지속가능한 소비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보를 아는 소비자가 결국 가장 강력한 소비자다. 제품 수명주기를 인위적으로 단축시키는 기업 논리에 맞서는 현실적 방법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 ‘고쳐 쓰고, 아껴 쓰고, 다시 쓰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제도를 통해 기업이 제품을 수리 가능하게 설계하고, 단종 제품도 부품을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한국에서도 경기도의회가 ‘고쳐 쓰는 수리문화 확산 조례’를 통과시켜 ‘고쳐 쓰는 문화’를 제도화했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운동이 더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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