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구조개혁 시급한 건강보험

강현철 2025. 11. 3. 17:1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는 국가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수급자의 급격한 증가로 2048년부터 연간 보험료 수입이 연금 지급액보다 적어지기 시작해 2064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와 지자체가 재정으로 부담하는 기초연금은 올 한해만 26조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여기에 또다른 ‘폭탄’이 바로 건강보험 재정이다. 노인층이 많아지면 의료 수요가 늘고 덩달아 건강보험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말 현재 만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에 도달, 전체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태다. 2024년 유엔 인구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인구 비중은 2025년 20.3%로 OECD 평균 19.5%를 넘어설 전망이다. 노인 인구는2010년 537만명에서 2040년 1715만명으로 219.3%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치매 등 노인성 질환과 복합만성 질환으로 인한 노인 의료 수요의 급증과 이에 따른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의 재정 부담 확대 등 보건의료 체계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게다가 기대수명은 2010년 80.2세에서 2022년 82.7세로 2.5년 증가한 반면, 건강수명은 같은 기간 69.2세에서 년 69.9세로 단 0.7년 증가에 그쳤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격차가 확대되면 질병?장애 상태로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의료비 증가로 나타나 보건의료 체계뿐만 아니라 간병 부담 등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반면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저출생 현상도 심각,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0년 3621만명에서 2020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2040년 2903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건강보험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인구의 급감으로 향후 건강보장제도의 재정부담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회 미래연구원과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 2030년 누적준비금(2024년 현재 29조8000억원) 소진이 예상되며, 2033년에는 누적 적자 규모가 6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장래인구추계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의 현 추세를 반영할 경우 2042년에는 적자가 83조1000억원에 달할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재정수지 적자 구조를 해소하고 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8.0%가 상한선인 건강보험료율을 2030년 8.8%, 2042년에는 13%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고령화로 인해 보험료 부담 증가는 주로 경제활동인구(청년·중장년층)가 지게 되며, 보험료율 급등은 후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고령화 심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로 장기요양보험 또한 재정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요양보험 수입은 2023년 15조1000억원에서 2032년 32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지출은 같은 기간 14조6000억원에서 2032년 34조7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6년 적자 전환 후 2032년 2조3000억원 수준까지 적자가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도 각종 사회보험의 인상으로 인해 가구의 추가적인 재정부담이 한계를 맞고 있다. 사회보험 지출 규모는 지난 2013년 85조9000억원에서 2023년 177조8000억원으로 10년 동안 2.1배 확대됐다. 이 중 건강보험 지출이 2013년 39조원에서 2023년 82조1000억원으로 2.1배 상승하며 10년 동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장기요양보험 지출은 2013년 2조5000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편에 속했으나 2023년 10조4000억원으로 4.2배 증가하며 사회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체 사회보험 재정이 이미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재정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 미래연구원은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 전달체계 개편이라는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감안할때 주치의 제도 등 일차의료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전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치(value) 기반 수가체계의 도입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검사·시술 등 건수가 늘어날수록 의료기관의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료 중심·과잉 진료 유인이 강하다. 반면 가치기반 수가체계는 건강 결과, 예방적 관리 성과, 서비스 질을 기준으로 보상해 의료기관이 질환 발생 억제 및 예방에 더 집중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밖에 중장기적으로 병원 중심의 치료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예방의료체계로의 전환도 건강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요구된다.

미래연구원 인구센터 허종호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가 2042년에는 15.9%로 상승해 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의료비 지출 국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을 위한 구조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