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전자·62만닉스’ 속 커지는 공포… ‘포모’ 지나 ‘포포’로 [김지영의 생존투자]
![[챗GPT 생성형 이미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05/dt/20251105082825668mibi.png)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붙인 증시 활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표정은 엇갈린다. 고점을 두려워하며 ‘포포(FOPO·비싸게 살까 두려움)’에 짓눌린 투자자와, 여전히 ‘불장’을 실감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혼란이 맞물리며 공포와 탐욕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14.37포인트(2.78%) 상승한 4221.87에 거래를 마쳤다. 4000포인트를 넘어선 지 불과 5거래일 만에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 6월 24일 하루 동안 2.95% 급등하며 올해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국내 증시가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더 이상 투자하기 무섭다”, “언제 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점 공포와 “불장인데 내 주식만 파란불(손실)”이라는 볼멘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포모’(소외 공포·FOMO·Fear for Missing out)와 ‘포포’(고점투자 공포·FOPO·Fear for Peak out)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급등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투자자와, 과열을 우려해 관망하거나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엇갈리며 시장의 온도차를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은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종가 기준 32.88을 기록했다.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상승하지만, 최근처럼 상승장에서 투자자 불안이 커질 때도 함께 오르는 특성을 지닌다. VKOSPI가 40선을 넘어서면 시장은 ‘패닉 국면’으로 인식하는데,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엔 44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처럼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5조4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약 57조원)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지난달 29일부터 유지하고 있다.
예금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도 확인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예금 계좌 수는 9만9000좌로, 지난해 말(10만좌) 대비 1000좌가량 줄었다. 고액 예금 계좌 수가 감소한 것은 2013년 하반기 이후 11년 만이다.
펀드시장에서도 주식형으로의 자금 쏠림이 두드러진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3분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직전 분기 대비 17.0%(27조7000억원) 증가한 190조9000억원으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펀드(190조1000억원)를 넘어섰다.
국내 못지않게 미국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AI 거품론’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불안 속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오히려 현금을 쌓고 있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 현금 보유액을 3817억달러(약 546조원)로 늘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5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는 등 ‘현금 확보’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한국과 미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과열 구간에서의 조정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대세 상승장에는 참여하되, 단기 조정 시마다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증시가 버블로 향할지 예의주시하며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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