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 반대’가 “정치적 색깔”?···한성대, 민주동문회 대관 취소 논란

한성대학교가 ‘정치적 색깔’을 이유로 민주동문회 창립 총회 대관을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동문회는 1980~200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각 대학 졸업생들이 결성한 단체다. 한성대에서는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위원회가 결성됐다.
한성대 민주동문회 준비위원회 측은 3일 낮 12시 서울 성북구 한성대 정문 앞에서 ‘민주동문회 창립총회 대관 취소 규탄’ 집회를 열고 “민주동문회 창립총회를 정치 행사로 왜곡하는 학교 당국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준비위원회는 오는 15일 창립총회를 열기 위해 지난 9월15일 학내 공간 대관을 신청했다. 학교 측은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 예약을 승인했는데 사흘 만에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준비위원회는 “학교 측은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행사는 대관을 허용하지 않는다. 민주동문회는 정치적 색깔이 있어서 불허했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민주동문회 측은 “민주동문회 창립총회를 정치행사로 규정한 근거를 학교에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며 “학교의 일방적인 대관 취소는 자치 활동에 대한 억압”이라고 반발했다. 민병조 한성대 민주동문회 준비위원회장은 “민주주의를 바라고 극우에 반대하는 것이 학교 당국이 금지한 ‘정치적 색깔’인가”라고 비판했다.
민 회장은 “학교 측은 ‘극우 집회도 학교 안에서 못 하게 했다’며 기계적 중립이 중립인 양 말하지만, 내란은 분명한 범죄”라며 “극우적 가치와 동일선상에 두고 이를 ‘정치적’이라 치부하는 건 대학의 역할을 방기하고, 다양한 가치와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원 김지태씨(46)는 “민주동문회는 여러 대학에 있는 조직으로, 정치 행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창립 행사”라며 “학교 구성원의 자치 활동에 정치 색을 입히는 것은 비민주적 처사”라고 말했다.
회원 강은정씨(58)는 “제가 학교 다닐 땐 학내에서 정치적 표현이 자유로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너무 엄격하게 규제하고 검열한다”며 “학교가 내란 옹호 집회를 못 하게 했으니 공평하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민주질서를 흔드는 불법 계엄을 표현의 자유와 같은 잣대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이라는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성대 측은 입장을 묻는 수차례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민주동문회를 새로 창립하거나 재정비하는 흐름은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6월 동덕여자대학교에서는 흩어져 있던 학내 동문 단체들이 모여 민주동문회를 창립했다. 동덕여대 민주동문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학내외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와 12·3 내란 사태에 맞선 ‘빛의 혁명’을 통해 시민들의 용기와 연대가 희망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서울여자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도 흩어져 있던 동문들이 다시 모여 민주동문회 결성을 추진 중이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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