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서 ‘한국의 심장’을 만나다

김창원 기자 2025. 11.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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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캐나다 총리 배우자 등 세계 인사, 불국사·엑스포·야간투어로 문화외교 체험
이철우 지사 “경북, 세계가 찾는 문화외교 중심지로 도약할 것”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불국사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북도 제공.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주요 인사들이 신라 천년의 숨결이 깃든 경주를 찾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경북도가 마련한 맞춤형 관광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며 '문화외교의 중심지 경북'이라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특별기조연설을 위해 방한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인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회의 일정의 틈을 내어 경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과 예술 현장을 방문하며 한국 문화의 깊이와 첨단 기술의 조화를 직접 확인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달 30일 불국사, 경주민속공예촌,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K-Tech 전시관과 K-뷰티 파빌리온을 차례로 둘러봤다.

특히 불국사 대웅전 앞에서 석가탑과 다보탑의 완벽한 균형미를 관찰하며 깊은 감탄을 표했다.

그는 "불국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세계적 유산"이라며 "이곳에서 한국의 정신적 강인함과 예술적 세련미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민속공예촌에서는 전통 목공예와 한지공예, 도자기 체험에 참여하며 지역 장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이런 수공예의 정성과 창의성이야말로 진정한 '휴먼 가치'의 원천"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방문한 K-Tech 전시관에서는 반도체·AI·로봇 등 첨단산업 기술을 살펴보며 "한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품은 드문 나라"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저녁, 다이애나 폭스 카니 캐나다 총리 배우자는 경주의 야경 명소를 둘러보며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

그는 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를 잇는 야간 문화유산 투어 코스를 선택했다. 특히 첨성대 일원에서 진행 중인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공연에서 천년의 별빛 아래 펼쳐지는 미디어 쇼를 감상하며 "고대 천문학과 현대 예술이 이렇게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다.

31일에는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솔거미술관을 찾아 한국을 대표하는 동양화가 소산 박대성 화백과 직접 만났다.

박 화백은 자신의 작품 '신라한향(新羅閑香)'을 소개하며 "이 작품에는 신라의 정신, 그리고 천년의 시간이 남긴 향기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애나 여사는 "그림 속 선과 여백, 그리고 한지의 질감에서 한국의 철학이 느껴진다"며 깊은 인상을 표했다.

이처럼 APEC 주요 인사들의 문화유산 탐방은 경북도가 기획한 'APEC 참가자 맞춤형 관광프로그램' 덕분에 가능했다. 경북도는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정상회의 참석자와 수행단, 외신 기자단 등을 위해 반일 코스 6개, 야간 코스 3개, 종일 코스 2개 등 총 11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코스별로는 불국사·석굴암 등 세계문화유산 탐방, 황리단길 전통시장 체험, 월정교 야경투어, K-뷰티 체험, 경주엑스포 전시관 방문 등이 포함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IMF 총재, 캐나다 총리 배우자 등 세계적인 인사들이 경주를 찾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관광프로그램이 대한민국 문화외교의 선봉장 역할을 한 만큼, 앞으로 경북을 세계 최고의 문화관광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외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들은 "경주는 과거 신라의 수도에서 이제는 세계 외교의 문화수도로 거듭났다"며 "APEC 개최지 경주는 '역사와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로 각국 정상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세계의 리더들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문화외교의 실천 무대였다"며 "경북의 문화·예술·기술 자원을 결합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