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낮에도 美주식 사고판다…서학개미 ‘들썩’
18개 증권사 참여…서학개미 유치 경쟁 불붙나
‘국장 복귀’에도…외화증권 보유액 역대 최대
신뢰 회복 관건…“복수 ATS로 안정성 강화”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4일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낮 시간대에도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1년 3개월 만에 재개되면서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와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투자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의 거래 오류가 끊이지 않는 만큼 투자자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서비스 대상 증권사는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유안타·유진투자·카카오페이·키움증권·토스·하나·한국투자·한화·iM·KB·LS·NH투자증권 등 18개사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도 연내 서비스를 준비해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던 상상인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를 중단함에 따라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국내 증권사가 투자자 주문을 현지 대체거래소(ATS) 및 브로커를 통해 체결하는 구조다. 지난해 8월 현지 ATS인 ‘블루오션’에서 약 6300억원 규모의 주문을 일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서비스가 1년 넘게 전면 중단됐다.
당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블랙먼데이’를 맞아 미국 증시 개장 전 보유 주식을 매도하려는 주문이 몰렸으나 블루오션은 시스템 장애를 이유로 이를 일방 취소했다. 투자자들은 거래 증권사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면서 재개에 속도가 붙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비스 재개로 거래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해외 주식 거래가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장 복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사랑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외화증권은 총 2202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7%, 직전 분기 대비 19.4%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중 미국 비중은 80.7%를 차지한다.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자본총계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메리츠·KB·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올해 2분기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합산 수익은 총 4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상반기 합산 수수료는 854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간거래 재개로 서학개미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주식 거래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난달에도 미국 현지 중개사인 드라이브웰스의 전산장애로 대신·메리츠·카카오페이·토스·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 MTS에서 미국 주식 주문 처리 장애가 발생했다.
당국과 업계는 사고 재발을 위해 안전장치를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기존 블루오션 외에도 ‘문’과 ‘브루스’ 등 다른 ATS와 협업해 복수 거래 경로를 확보했다. 블루오션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ATS로 전환해 거래가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거래 오류나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 주문을 신속하게 되돌릴 수 있는 ‘롤백’ 시스템도 구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수 ATS 구조를 통해 거래 안정성을 끌어올렸다”며 “시간 제약이 사라진 만큼 미국 주식 거래 참여 대상이 기존 젊은층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거래 빈도와 체류 시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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