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궁·월지 발굴 50주년, 고대 궁원 연구의 새 장 연다
5일 첫 현장 공개회…신라 왕경의 미공개 동궁 구역 일반 공개

우리나라 고대 궁원을 대표하는 경주 동궁과 월지 발굴 50주년을 맞아 신라 왕경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동아시아 고대 도성의 '원지(궁중 정원 연못)'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4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동아시아 고대 도성의 원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다음 날인 5일에는 새롭게 확인된 동궁 구역(Ⅱ-나지구)에서 일반인 대상 첫 발굴현장 공개회를 연다고 밝혔다.
단순한 학술 성과 발표를 넘어, 왕궁 터의 생생한 현장과 연구 결과를 일반 국민과 공유해 역사 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동궁과 월지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고대 궁원지와 동아시아 주요 도성의 궁원지를 심도 있게 비교 검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학술대회는 총 2개의 기조강연과 5개의 주제발표, 그리고 전문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기조강연은 박순발 충남대학교 교수의 '고대 궁원의 기능과 왕권'을 통해 동아시아 궁원의 출현과 전개 과정을 살피고, 홍광표 동국대학교 교수가 조경학적 관점에서 한중일 고대 도성 원지를 비교 분석하는 '고대 동아시아 도성의 원지에 대한 지견'을 제시한다.
주제발표는 중국사회과학원고고연구소의 선리화 연구원, 일본 나라현립가시하라고고학연구소의 스즈키 카즈요시 연구원 등이 참여해 한·당 시기 중국과 아스카 시대 일본의 최신 발굴 사례를 발표하며 국제적인 연구 동향을 공유한다.
국내 연구진은 백제(부여·익산)와 신라(경주) 왕경 원지의 특징, 운영체계 분석은 물론 발해 원지의 연구 현황과 과제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처럼 한중일의 고대 궁원지 사례를 총망라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동궁과 월지 발굴 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향후 고대 도시 계획 및 조경사 연구의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학술대회 다음 날인 5일에는 경주 동궁과 월지 동편(Ⅱ-나지구, 경주시 인왕동 39-1번지 일원)에서 일반에게는 처음으로 발굴 현장이 공개된다. 이곳은 신라 태자가 머물던 동궁의 새로운 건축 시설로,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지와 넓은 마당, 그리고 별도의 원지가 확인된 구역이다. 지난 2020년 발굴조사가 시작된 이래 언론에 한 차례 소개된 바 있으나,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현장공개회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며, 특히 오후 3시, 5시, 7시에는 발굴 담당자가 직접 조사 성과와 현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야간에는 발굴지를 밝히는 조명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관람객들은 신라 왕경의 밤을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학술대회와 현장 공개회를 통해 고대 신라 왕경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한편, 향후 동궁과 월지 조사연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임승경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장은 "동궁과 월지 발굴 50주년을 맞아 마련된 국제적인 학술 교류와 더불어, 실제 발굴 현장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국민과 함께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는 적극 행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해 신라 왕경 유산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심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