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대만, 3분기 7.64% 고성장… 韓은 1% 대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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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대만 경제가 고성장 성적표를 내놨다. 대만 통계당국 주계총처에 따르면 대만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7.64% 성장했다.
대만의 고성장 배경은 반도체산업의 호황 외에도 민간의 활력을 최대한 뒷받침하는 정부 역할의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AI 산업 등 특정 산업에서 압도적 기술력과 공급망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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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열기, 메모리 의존 韓보다 파운드리 패키징 대만 유리
대만 산업구조 'TSMC 중심의 첨단 제조 허브'로 재편
민간 활력 적극 뒷받침하는 탈규제와 지원정책이 결실

지난 3분기 대만 경제가 고성장 성적표를 내놨다. 대만 통계당국 주계총처에 따르면 대만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7.64% 성장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성장률은 1.7%에 그쳤다. 현격한 차이다.
대만은 인공지능 (AI) 인프라 투자 붐을 타고 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 실적을 내고 있다. AI 붐을 탄 한국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같은 AI 인프라 반도체 경기 덕을 보고 있지만, 대만이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과실을 확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차이는 한국 반도체의 주력품목인 HBM보다 대만의 AI 칩 파운드리 시장이 훨씬 더 부가가치와 시장 독점의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대만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 급증해 1694억달러(약 24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AI 칩 독점기업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TSMC에 주문을 폭발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대만의 산업구조는 현재 'TSMC 중심의 첨단 제조 허브'로 재편됐다. 첨단 공정 반도체는 이미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대만이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패키징·부품·소재까지 긴밀히 연계된 반도체 생태계가 한국보다 훨씬 밀도있게 짜여 있다. 이른바 '팀 타이완' 생태계가 작동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수출이 늘고 있지만 대만 만큼은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대만과 큰 격차가 있다.
또 같은 반도체라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생태계 형성이 필요하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가 중심이다. 반면 대만은 생태계 형성에 유리한 파운드리 산업 중심이다.
여기에 비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7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전통 주력 산업이 그동안 고금리와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세가 둔화했다.
무엇보다 AI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는 속도에서 대만이 앞서갔다. TSMC는 이미 글로벌 'AI 공급망'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메모리·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기존 강점 산업 위주에 머물러 있다. '미래 수요'를 선도하기보다 기존 산업 구조의 효율화에 머무르고 있는 셈이다.
대만의 고성장 배경은 반도체산업의 호황 외에도 민간의 활력을 최대한 뒷받침하는 정부 역할의 결과이기도 하다. 대만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조력하는' 산업 생태계를 오래전부터 유지해왔다. TSMC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고,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 없었기 때문이다.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기업이 시장 추이에 빨리 대응하고 투자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줬다.
또한 대만은 글로벌 가치사슬(GVC)에서 '중립적 허브' 역할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점도 경제전문가들이 꼽는 이유 중 하나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첨단 장비를 수입하면서 동시에 중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균형 무역을 발휘했다.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AI 산업 등 특정 산업에서 압도적 기술력과 공급망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산업을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등 차세대 기술영역으로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간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규제 철폐와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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