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 다카이치 인기 급등…‘현실 노선’에 숨은 ‘여자 아베’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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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초 성공적인 '외교 데뷔전'을 마치면서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슈퍼 외교 위크' 동안에는 일본 보수의 상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이름이 알려진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영향력과 자신의 '현실 노선'을 두루 잘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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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초 성공적인 ‘외교 데뷔전'을 마치면서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보수 본색'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 노선’을 강조하는 양면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3일 “일본 정부 내부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첫 외교 일정에 준비 부족 우려가 있었지만 외교 데뷔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취임한 다아키치 총리는 닷새 뒤인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28일 일본 도쿄에서 미-일 정상회담, 한국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등 숨돌릴 틈없는 외교 일정을 보냈다.
역대 일본 총리들 특유의 딱딱한 표정 대신 자연스러운 태도를 앞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함께 올라 연설하는 장면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집권 1기 시절 주미 일본대사를 지낸 스기야마 신스케는 일본 티비에스(T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흔들림 없는 미·일 동맹'을 언급한 대목은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이 약해진 게 아니다'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매우 분명히 보여줬다”며 “(총리가) 단순히 웃는 것으로 ‘좋다’는 느낌을 주는 게 아니라 어떤 정책을 추진해나갈지 이제부터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지난 ‘슈퍼 외교 위크' 동안에는 일본 보수의 상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이름이 알려진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영향력과 자신의 ‘현실 노선’을 두루 잘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외교 일정에서 자신이 아베 전 총리의 후계자라는 점을 정상들과 교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과거 ‘아베 외교’에 대한 평가가 높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와 특별한 관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해 그의 정치적 유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한국 정부를 상대할 때는 강경 우파 색채를 빼고 ‘현실 노선’을 앞세웠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정부 각료와 자민당 주요 당직을 맡으면서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자신의 고향인 나라현을 언급하며 “나라현의 ‘나라’라는 말이 원래 한국에서 ‘국가’를 뜻하는 단어라는 걸 나라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하거나, 태극기에 가벼운 목례를 하는 등 우호적 손짓을 건넸다. 총리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쓰며, 한국 드라마도 본다”고 말해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 문제와 희토류 등의 수출 통제 등을 따지면서도 “전략적 호혜 관계의 포괄적 추진과 안정적 관계 구축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기본적인 정치 성향이나 과거사를 대하는 태도 등이 앞으로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야스쿠니신사 가을 대제(큰 제사) 참배를 보류했지만, 만약 참배가 이뤄질 경우 한·중 관계가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며 “이번 외교 일정에서 보수 강경파로서 주장을 드러내지 않고 ‘현실 노선’을 강조했지만 보수 강경파로서 정치적 태도는 이후 문제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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