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광화문 안돼…서울 오는 100만 천주교인, 송파에 모인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가톨릭) 최대 행사 세계청년대회의 본 행사 장소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천주교계는 100만여명이 한 데 몰리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 중이지만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에서 장소 확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종교계에 따르면 교황청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세계청년대회조직위원회 등은 본 행사 장소를 놓고 서울시, 서울시의회 등과 협의 중이다. 천주교계를 대표해 교황청이 서울시와 의회에 후보지를 제안한 뒤 주민 의견 수렴, 비용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최종 장소는 반대 여론, 교황청의 최종 승인 등 문제를 고려해 행사 2~3달 전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청년대회의 본 행사는 개막 미사(천주교의 종교 의식)와 파견 미사다. 이 중 세계청년대회의 종료를 알리는 파견 미사는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주관하는 미사로 가장 중요한 행사다. 조직위는 파견 미사에 참석하는 인원이 교황청 인사 200여명과 160개국의 고위 성직자·사제 1만여명, 미국·이탈리아 신자 등 70~10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 내에 1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는 여의도와 광화문, 상암 월드컵경기장, 송파 올림픽공원 정도다. 집회·시위가 빈발하는 광화문 광장은 승인이 어렵다. 여의도 공원 일대도 시민 불편, 안전 관리 등 문제로 논의가 쉽지 않다. 조직위의 이경산 주교는 "장소는 교황청이 결정한다"면서도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후보지를) 다른 곳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도 축구협회와 서울시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후보지는 송파 올림픽공원으로 압축된다. 총 면적이 약 14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공원으로 지하철 3개 노선(5, 8, 9호선)이 지나는 등 접근성이 우수하고 대규모 인원이 머무를 장소가 충분하다. 인근에 한국체육대학교, 서울체육고등학교 등 학교가 많아 참석자들의 숙박 지원도 용이하다.

그러나 혼잡과 안전 등 문제로 인근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형성되면 서울시가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교황청과 조직위 등도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에 통제 인력 지원, 장소 섭외 등 요청도 고려중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가로부터 특혜를 받겠다는 의도는 없다"고 전제한 뒤 "안전 관리 등을 위해 보조금과 법안 제정 등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종교계의 반발도 잇따른다. 개신교계, 불교계 등은 약 5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세계청년대회 지원 법안, 장소 제공 등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서울 개최 자체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은 "특정 종교를 국비로 지원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으며 5개 종교인들로 구성된 범종교시민개혁연대도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법 철회를 요구했다.
종교계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등 사고로 우리 사회가 안전 문제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100만명이 모이는 장소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다른 종교계의 반발을 가라앉히는 것이 천주교계의 제 1과제"라고 설명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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