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폐암 방사선치료, 다시 열리는 삶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방사선이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은 의료진이다. IMRT(세기조절), IGRT(영상유도), SGRT(표면유도)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방사선치료가 한층 정밀하고 안전해졌다. 하지만 진정한 치료의 질은 표준적인 치료 방침(Guideline)을 준수하는지, 환자에게 적합한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우는가에 달려 있다.
종양을 정확하게 조준하면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환자 맞춤형 방사선치료 계획은 의사, 의학물리학자, 방사선사 등 여러 전문가가 함께 만드는 정교한 협업의 결과다. 또한, 방사선치료 중·후로 담당 의사와 간호팀이 부작용과 치료 반응을 얼마나 세심하게 평가하고 관리하는지가 치료의 성과에 기여한다. 암의 치료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폐암 치료에서 방사선치료는 병기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 초기 폐암이지만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정위체부방사선치료(SBRT)가 표준 치료법으로 권고된다. 정위체부방사선치료는 고정밀 방사선치료로, 암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일반 방사선치료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정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높은 치료 효과와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3기 비소세포폐암(NSCLC)은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진행하고, 이후 면역항암제를 유지하는 방식이 표준 치료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때 핵심은 방사선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식도염, 폐렴 등의 부작용 가능성을 치료계획 단계부터 면밀히 관리하고, 이후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소세포폐암은 항암치료가 중심이지만, 방사선치료는 완치 목표를 위한 핵심이다. 특히 암이 한쪽 폐와 주변 림프절에 국한된 제한병기(Limited-Stage)에서 항암화학요법과 흉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표준적인 완치 목적의 치료이다. 또한, 항암치료에 반응이 좋은 확장병기(암이 다른 폐, 간, 뼈, 뇌 등으로 퍼짐, Extensive-Stage)에서도 추가적인 방사선치료가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4기로 판단되면 완화치료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희소전이(Oligometastasis)처럼 전이 부위가 제한적인 경우, 전신 치료와 함께 전이 부위에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생존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치료는 환자의 전신 상태와 전이 부위, 치료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학제 진료팀이 신중하게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영역이다.
최지훈(삼성창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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