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숙 청년칼럼]결과 중심 사회, ‘과정의 가치’로 회복해야

최미화 기자 2025. 11. 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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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또다시 '결과'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제는 정답을 맞히는 결과가 아닌, 답을 찾아가는 '사유의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무엇을 이뤘느냐"가 아닌 "어떤 노력을 했느냐"를 묻는 사회, 실패한 결과보다는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을 묵묵히 응원하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은둔고립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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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숙 수성미래교육재단 정책개발팀장
안현숙 수성미래교육재단 정책개발팀장

11월, 또다시 '결과'의 계절이 돌아왔다. 수험생들은 단 하루의 시험으로 12년의 노력을 평가받고, 직장인들은 한 해의 성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이처럼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낳은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최근 이슈가 되는 '은둔고립' 현상이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깊은 좌절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있다는 통계는 그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정해진 성공의 트랙에서 이탈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낸 이들은 결국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는 선택을 한다. 이는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결과 외에는 그 무엇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우리 사회의 냉정한 시선이 낳은 구조적 비극이다.

그렇다면 이 굴레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굳게 닫힌 방문을 열고 나오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나 지원금이 아니라, 그들이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다른 가치 기준'의 사회이다. 이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먼저, 교육 현장부터 바뀌어야 한다.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오직 '정답 맞히기'에만 몰두해 왔다. 하나의 정답(결과)을 향해 줄을 세우는 방식으로는 창의적인 인재도,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도 길러낼 수 없다. 이제는 정답을 맞히는 결과가 아닌, 답을 찾아가는 '사유의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친구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때로는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하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을 배우게 된다.

또한, 일터의 평가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많은 기업이 여전히 단기적인 성과와 숫자에만 매몰되어 구성원을 평가한다. 당장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시도는 곧바로 비용으로 단정 짓기 일쑤다. 하지만 혁신은 수많은 실패라는 과정을 먹고 자란다. 성공한 결과가 아닌 의미 있는 도전에 보상을 주는 문화, 실패했을 때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공유하고 격려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개인의 노력이 소외되는 순간 싹트는 '조용한 사직' 역시, 과정의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문화에서 기인함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속도'를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삶의 속도는 제각각 다르다.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걷는 산책길과 같다. 우리 공동체가 먼저 속도가 아닌 방향을 묻고, 획일화된 경쟁이 아닌 각자의 다양한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잠시 쉬어가거나,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과정 역시 실패가 아닌, 삶의 깊이를 더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존중해야 한다.

결국, 다른 길을 가는 이들을 향한 사회적 배려와 기다림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회복탄력성의 근원이다. 한 사람의 가치는 결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걸어온 고유한 과정 속에 있다. 결과는 순간의 결과물일 뿐이지만, 과정은 그 사람의 삶을 이루는 이야기이자 다음 걸음을 위한 토대이다. "무엇을 이뤘느냐"가 아닌 "어떤 노력을 했느냐"를 묻는 사회, 실패한 결과보다는 다시 일어서려는 과정을 묵묵히 응원하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은둔고립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현숙 수성미래교육재단 정책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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