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에 16명”… 민주당 ‘유령당원’ 의혹 확산

신안=홍일갑 기자 2025. 11. 3.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 친인척 주소 집중 등록
음식점 주소 활용한 전적도 포착
“출마 자격 박탈 등 강력히 조치”
대리접수 금지 검토 등 재발 차단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 3차 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와 조승래 단장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권리당원의 전적과 신규 입당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전남 신안군과 목포시에서 이른바 '유령당원' 정황이 잇따라 드러났다. 특히 신안군의 한 주소지에는 무려 16명이 같은 주소로 당원 등록을 마쳐, 조직적인 입당과 전적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전국에서 전화번호, 주소지 등이 중복되는 권리당원 5만4000여명을 확인했으며 불법 당원권·선거권 행사를 차단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 주소지에 다수의 당원 주소가 이전돼 있는 등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신안군에서는 당원 16명이 동일한 주소지로 등록된 사례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실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신안군수 출마가 유력한 한 인사의 친인척 주소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조직적 신규입당과 전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목포시에서도 도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의 선거구 내에서 특정 음식점의 주소를 활용한 '유령당원' 전적 흔적이 발견되며 두 지역간 당원 이동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신안군과 목포시 등에서 불법 당원 전적 의심을 받고 있는 두 출마 예정자들은 오랜 기간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져 두 지역 간 당원 이동 및 조직적 연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확인한 중복데이터에 따라 현재 도당에서는 당사자들과 일일이 통화를 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위 주소 등록이라든지 당규에 위반한 부분이 발견됐을 경우 당원 선거권 박탈은 물론, 모집 과정에서 책임 소재자를 확인해 출마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1년 이내 6회 이상 당비를 내야 권리당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지방선거 경선에서 단체장 후보는 권리당원 비율이 50%, 지방의원은 무려 100%를 차지한다. 출마 예정자들에게는 권리당원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시기인 것이다.

권리당원 수가 곧 '표심'으로 직결되는 만큼,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 신규 입당이나 주소 이전을 통한 당세 부풀리기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최근 신규 입당 및 온라인 전적 등에 거주지 증명 절차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거주지 증명 없이 본인 인증만으로 전적 등이 가능했기 때문에 '유령당원' 등록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또 선거를 앞두고 표 결집을 위해 조직적인 입당원서 대리 접수가 가능했던 점도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현재 100부 이하로 제한해 적용되고 있는 입당원서 대리 접수 원서에는 주소 허위 기재 등 위법 소지가 있는 경우 접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표 결집을 위해 악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대리 접수를 통해 주소지 중복 등이 가능했던 사례들이 중첩돼 10명 이상의 당원이 한 주소지에 등록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향후 불법 입당이나 '유령당원' 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리 접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의 관계자는 "지방정치에서 당원 확보 경쟁이 곧 표 경쟁이 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식의 편법은 사라지기 어렵다"며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당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켜켜이 쌓여온 문제를 뿌리뽑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불법적인 당원 모집 및 동원이 밝혀진 후보들에게는 보다 엄중한 처분이 필요하며 지역위원회의 관리 책임 역시 지금보다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