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2배 늘어난 파크골프장… "지자체가 환경 훼손"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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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이 최근 5년 새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공원, 하천, 산지, 녹지 공간을 특정 스포츠인만 사용할 수 있게 잔디를 깔아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것은 공공의 권익을 침해하고 다양성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다양한 시민의 욕구를 조사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파크골프장 건립을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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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급증하는 이용자 편의 위해 조성 속도"
무분별한 건립에 "공공권익 침해, 생물 다양성 파괴"

파크골프장이 최근 5년 새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에 앞장선 결과다. 중장년·고령층의 여가 수요를 충족한다는 긍정 반응도 있지만, 무분별한 건설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도 나온다.
2일 경기 포천시에 따르면 시는 108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산 78억 원을 들여 창수면 7만 ㎡ 부지에 내년 3월 정식 개장할 예정인 '포천 한여울 파크골프장'을 당초 계획이었던 36홀에서 108홀 규모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북부 10개 시군 골프파크장 가운데 최대 규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한여울 파크골프장 주변 한탄강 홍수터 10만 ㎡ 부지에 당초 계획보다 72홀을 더하는 내용의 설계, 예산 확보 등 절차에 나섰다. 시 측은 “불과 3년 만에 파크골프 회원수가 1,200여 명으로 배 가까이 많아져 이용자 편의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곳뿐인 파크골프장도 앞으로 6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삼척시도 예산 58억 원을 들여 폐광 지역인 도계읍에 전국에서 가장 긴 1,580m 코스 ‘도계 파크골프장'(18홀)을 조성해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2019년 226개에서 올해 42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경북에서는 올해만 8곳이 새로 문을 열어 현재 71곳(1,548홀)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도 약 1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쓰레기 매립지에 7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다. 시는 4곳(63홀)인 파크골프장을 향후 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반색하고 있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에 비해 비용 부담이 작고, 접근성도 좋다. 이 때문에 중장년·고령 인구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인천 선학파크골프장에서 만난 70대 이용자는 "경로 할인을 받으면 2시간 이용요금이 1,100원(일반 2,200원)밖에 안 된다"며 "저렴하고 걷기 운동도 되는 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이용자도 "여러 명이 모여 운동하는 파크골프 특성상 원정이 어려워 내가 사는 지역에 많이 생기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전국의 지자체는 이 같은 시민 수요 충족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환경 훼손에 앞장서는 것이란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경기 의왕시는 당초 내손동 학의천 주변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시민이 많이 찾는 도심 속 녹지 공간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계획을 접었다. 충남 천안시도 2017년 565억 원가량을 들여 동남구 신부동에 조성한 도솔공원(6만1,427㎡)의 24%를 파크골프장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했다가 논란 끝에 올해 말까지만 파크골프장 사용을 승인했다. 경기 의정부시가 연내 개장을 목표로 그린벨트인 부용터널 상부 1만 ㎡ 부지에 조성을 추진 중인 파크골프장은 해당 부지가 환경등급 2등급 이상에 해당해 논란이 됐다. 경기 하남시가 미사동 한강 둔치에 조성을 추진하려던 파크골프장은 식수원인 상수원 보호구역 수질 오염 우려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공원, 하천, 산지, 녹지 공간을 특정 스포츠인만 사용할 수 있게 잔디를 깔아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것은 공공의 권익을 침해하고 다양성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다양한 시민의 욕구를 조사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파크골프장 건립을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용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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