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표문 못 낸 한중 정상, 中 북핵 옹호하기 시작한 건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97분간 회담을 가졌다. 한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2014년 박근혜·시진핑 간 회담 이후 11년 만이다. 최근 북·중·러의 밀착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한중 정상이 만나 대화의 길을 열고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실은 회담에서 한중 간 안보·경제 사안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한화오션 제재, 한한령과 함께 한국 원자력 잠수함 관련 언급이 나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고, 시진핑은 이에 호응했다.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대응 공조와 통화 스와프 계약 등 일부 민생·경제 현안에서 성과도 보였다. 내년 중국에서 APEC이 열리고 이를 계기로 한중 정상 회담이 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냉각된 국제 정세 등으로 부족했던 대화를 집중적으로 재개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깊은 대화를 나눴는지는 불분명하다. 양국 간 합의문이나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회담에 배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여건이 변했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중국 측 보도에도 북한 비핵화 관련 언급은 없었다. 북·중·러 밀착 속에서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는 어렵더라도 꼭 달성해야 할 목표다. 과거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북핵 해법으로 소극적이지만 ‘쌍중단(북 도발, 한미 연합 훈련 동시 중단)’ 등을 제시했다. 중국이 이런 입장이라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부상한 중국의 서해 구조물 문제도 구체적인 발표가 없었다. 한한령 해제 역시 기대했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었다. 이 문제들 역시 앞으로 더 큰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중 밀착을 견제하고 중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직접 현안은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논의해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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