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후부 출범으로 승격 탄력?···해묵은 숙원 해결 절호의 기회
(3) 미룰 수 없는 '하늘의 독립'

울산기상대의 기상지청 승격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지역 숙원 사업이지만, 정부조직 축소 기조와 타 지역 형평성 등의 문제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현실화된 기후 위기로 각종 재난의 위협을 받는 현재, 울산기상지청 승격은 더 이상 '비용'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울산기상지청 승격을 정부에 요구 중이다.
2019년 10월에는 기상지청 승격을 목표로 40여개 민간단체와 기업체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출범해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불과 4달 만에 울산시민 8만3,008명이 서명에 참여하며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냈다. 당시 제7대 울산시의회는 '울산기상대 기상지청 승격 건의안'을 의결해 청와대, 국회, 국무총리실, 행안부, 환경부, 기상청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시는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매년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상지청 승격은 진전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기상지청 승격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조직 축소·동결 기조로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쳐 왔다. 또한 인근 부산과 대구에 이미 지방기상청이 설치돼 있어 지리적 여건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에 계속 건의하고 관련 부처도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정부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 사이 대구의 경우 2015년 기상대에서 대구기상지청으로 승격됐고, 4년 뒤에는 대구지방기상청으로 또 승격해 지역 실정에 맞는 신속하고 능동적인 기상·행정 체계를 갖추게 됐다.
기상청 지방조직에는 지방기상청 7곳(수도권, 부산, 광주, 강원, 대전, 대구, 제주)과 기상지청 2곳(전주, 청주), 기상대 7곳(울산, 인천, 창원, 목포, 춘천, 홍성, 안동)이 있는데 울산과 인천만 유일하게 특·광역시 중 지방기상청 없이 기상대만 운영되고 있다.
산업 규모나 복합재난 위험성 노출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울산홀대론'으로 비친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그러나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으로 관련 조직개편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에 따라 울산기상지청 승격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대두된다.
울산대학교 도수관 교수 "기후부 출범으로 관련 조직이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며 "울산기상지청 승격 논의가 이뤄진다면 기능적 측면에서 타 기관과 중복되지 않도록 울산지역에 맞는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울산기상지청 승격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박성민 의원은 "울산기상지청으로 승격돼야 울산 실정에 맞는 적합한 예보가 가능하다"며 "시민들의 삶과 기업 운영 환경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한 부분인 만큼, 기후부 장관을 만나는 등 울산기상지청 승격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후부는 기존 환경부를 확대·개편하는 방식으로 이달 1일 출범해 우리나라 기후 위기 대응과 탈탄소 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기존 자연환경 관리 등 환경부 고유업무를 담당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기후 적응 정책,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등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총괄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의 외청으로 분류돼 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