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축제, 산불 상처 딛고 ‘50만 인파 대흥행’

서충환 기자 2025. 11. 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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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에 활력 불어넣은 국민축제…사과·문화·체험 어우러진 5일의 축제
윤경희 군수 “산불 아픔 딛고 다시 일어선 청송, 내년엔 더 완벽한 축제로”
▲ 제19회 청송사과축제 기간중 진행된 '꿀잼-사과난타' 게임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사과가 담긴 팩을 방망이로 두드리고 있다. 게임이 사용된 사과는 사과잼의 재료로 사용된다. 서충환 기자

올봄, 대형 산불의 상처로 신음했던 청송군이 50만 명의 구름 인파와 함께 '다시 붉게' 타올랐다.

'청송~ 다시푸르게, 다시 붉게'를 주제로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5일간 청송읍 용전천 현비암 일원에서 열린 '제19회 청송사과축제'가 청송군민노래자랑과 화려한 불꽃놀이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군은 이번 축제 기간, 주최 측 추산 50여 만명의 방문객이 축제장을 찾아 지난해(46만 명) 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축제기간이 경주APEC 기간과 겹치면서 관심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대한민국 대표 축제의 명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축제의 성공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봄 대형 산불로 상처 입은 지역이 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희망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 2일 막을 내린 청송사과축제가 50여 만명의 구름인파를 불러모아 지난 봄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청송지역 경제에 모처럼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행사 기간중 진행된 사과올림픽 3종 중 사과탑쌓기 게임

축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주말인 11월 1일에는 절정을 이룬 단풍과 축제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최고 품질의 청송사과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청송사과 직판장' 부스와 각종 체험 부스, 식당가에는 하루 종일 긴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축제 기간 소노벨리조트를 비롯한 지역 내 호텔, 펜션 등 숙박시설 대부분이 일찌감치 '만실'을 기록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지역 상권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진보면 신촌리 권오경 이장은 "봄에 산불 피해가 커서 올해는 정말 막막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청송을 잊지 않고 찾아 주셨다"며 "축제를 기점으로 사과 구입 문의가 이어져 몸은 고되지만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1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에 빛나는 청송사과의 명성만큼이나 축제 프로그램도 풍성했다.

'청송문화제'로 화려하게 포문을 연 축제는 '청송황금사과 전국고교장사씨름대회'로 열기를 더했다. 박지현, 장민호, 김다현 등 인기가수가 총출동한 '세계유교문화축전' 공연에는 수만 명의 관객이 몰려 가을밤을 뜨겁게 달궜다.

이 외에도 '사과올림픽 3종 경기', '도전-사과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 등 관광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연일 큰 인기를 끌었다.

부산에서 지인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박상환(65) 씨는 "'황금사과를 찾아라' 코너에서 운 좋게도 청송사과 1상자를 얻는 행운을 거머쥐었다"며 "함께 온 친구들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사과도 한가득 샀다. 내년에도 꼭 다시 방문할 생각"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 청송사과축제 기간 중 진행된 13.6초를 잡아라 게임. 13.6초는 청송사과가 대한민국대표브랜드 13년 연속 대상을 차지했다는 내용과 산소카페 청송군이 6년 연속 대한민국대표브랜드 대상을 차지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폭발적인 인파 증가에 따른 '역대급 흥행' 이면에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들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가장 큰 불만은 방문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동선 문제에서 터져 나왔다. 축제 마지막 날 대구에서 방문했다는 관광객 안모(68) 씨는 "고령자들이 많은데 축제장 안에서 10㎏이나 되는 사과 박스를 사서 저 멀리 있는 임시주차장까지 들고 이동하기엔 너무 힘에 부친다"며 "축제장에서는 구경과 체험을 하고, 무거운 사과 판매 장소는 주차장 가까운 곳에 따로 마련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기본적인 편의시설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말 동안 여성용 임시화장실에는 수십 미터의 긴 줄이 이어져 많은 여성 관광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역 상권으로의 '낙수효과'가 미미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축제장 내 먹거리 부스는 문전성시를 이룬 반면, 정작 관광객들이 이용할 만한 청송읍내 식당과 카페 등은 저녁 시간 상당수 문을 닫아 축제의 온기가 읍내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사과'라는 테마를 넘어 젊은 세대를 축제장으로 더 강력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보강이 절실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대해 윤경희 군수는 "이번 축제가 산불 피해의 아픔을 딛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축제 기간 제기된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해, 내년에는 더욱 완벽한 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