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납득하는 ‘새 이름’ 필요… 예산·법적 절차는 큰 부담

김희연 2025. 11. 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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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명칭 재정비 선결과제

정체성·지역가치 인식 담겨있어
‘장창선’ 좌초후 ‘삼산월드체육관’
설명회·팸플릿 등 비용 만만찮아
“기관·지자체 감당하기 버거울 것”

사진은 ‘미추홀구’로 명칭을 앞둔 남구청사에서 2018년 6월 28일 작업자들이 새 이름으로 바뀐 간판을 달고 있는 모습. 남구청은 방위개념의 자치구 명칭을 탈피하고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미추홀구’로 변경했다. /경인일보DB

내년 7월 인천에서 방위식 행정지명이 사라지면서 인천시가 공공기관 명칭 재정비를 검토 중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 주민 설득부터 관련 예산 확보까지 인천시가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재정비가 원활히 추진될 수 있다.

■ 주민·이용자 공감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은 주민 수용성 확보다. 이미 기존 명칭에 주민들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이를 바꾸려고 하면 혼란과 혼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 명칭은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이나 지역 가치에 대한 인식과도 같은 만큼, 납득할 만한 대안이 우선 제시될 필요가 있다. 인지도가 높은 명칭일수록 더 그렇다.

방위식 명칭 재정비는 아니지만, 특정 기관·시설 명칭을 정할 때 주민들의 반발을 겪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천에서는 ‘장창선체육관’이 대표적인 예다. 인천시는 2006년 부평구 시립체육관을 조성할 때 고유 명칭에 인천 출신 레슬링 선수 ‘장창선’을 담고자 했지만, 결국 인근 주민들 의견에 따라 체육관이 있는 지역명을 붙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으로 결정했다.

■ 예산 확보와 관련 법규 개정 등 필요

수십 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시설 재정비에 드는 막대한 예산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주민 설득을 위한 설명회와 세미나 개최는 물론, 팸플릿 제작이나 광고에 드는 홍보 비용, 지방공무원 재교육 비용, 각종 표지판 교체 비용 등이 필요 예산에 포함된다. 이는 각 공공기관·시설이 부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인천시 차원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예산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9년 ‘공공기관 명칭 변경에 관련된 예산 집행’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2012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 변경, 조직 명칭 변경, 명함 교체 등 직접적으로 발생한 물리적 비용은 10억9천여만원이나 된다. 물론 지방자치단체 단위 공공기관은 규모가 작지만, 수천만원의 예산은 각오해야 한다.

이 외에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관련 법규 개정 등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는 만큼, 시간도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내부 논의, 관계기관 협의부터 공고·안내 등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기존 방위체계에도 맞지 않는 공공기관 명칭 재정비는 당연히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보지만 이에 필요한 절차나 예산을 해당 기관 또는 자치구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울 것”이라며 “이왕 재정비를 추진하는 김에 인천시가 일괄적이고 단계적으로 재정비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명칭이라면 아예 바꾸지 않는 것이 낫다. 그만큼 수용성 있는 명칭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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