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슈퍼위크' 결실…인천·경기 수혜 기대

라다솜 기자 2025. 11. 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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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관세 불확실성 해소' 직결
기업 물동량·비용 경쟁력 영향
道 반도체·AI·디지털 제조 중심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협력 확대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을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 APEC 정상회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이번 회의를 "미·중 경쟁 심화,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겹친 상황 속에서 확보한 실용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외교적 합의들은 상당수가 선언적 의미에 머물고 있어, 실제 효과는 국내 산업·지역 경제에서 검증받아야 한다는 과제도 분명해졌다.

가장 큰 관심은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협상 지연으로 '빈손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회담 직전 ▲총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연간 상한 200억 달러 조건의 2000억 달러 현금투자 방식) ▲공급망·AI 제조기술 협력 후속 논의 ▲반도체·배터리 시장 접근성 확대 등 '경제 패키지' 윤곽이 잡혔다. 자동차 관세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 국내 완성차·부품기업의 북미 수출 계획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보 부문에서는 한국 군의 숙원으로 꼽혀온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 의제가 공식 테이블에 올랐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한국은 연료 공급을 제공받게 되면 세계에서 7번째로 핵잠을 실제 보유·운용하게 된다.

한중·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관계 복원 기조가 확인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11년 만으로, 양 정상은 'APEC은 경제협력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셔틀외교 재가동, 관광·기술·청년교류 확대가 합의문에 포함됐다.

이를 놓고 '3축 관리 모델'의 재가동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안보·기술 동맹은 미국 ▲경제·통상 관리 채널은 중국 ▲실용 협력 파트너는 일본이라는 구도다.

다만 성과보다 중요한 건 과제다. 한미 투자 합의는 MOU·팩트시트 문안 정리, 미 정부 내 부처 간 조율, 의회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핵잠 역시 국제 비확산 체제의 예외를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본격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다시 격화될 경우, 한국은 또다시 '동맹과 실익의 선택'이라는 압박에 노출될 여지도 있다.

이번 APEC의 실익이 실제 확인될 무대는 국내 산업 현장, 그중에서도 인천과 경기다.

공항·항만을 기반으로 자동차·배터리·중고차 수출이 집결하는 인천은 관세 불확실성 완화가 곧바로 물동량과 비용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국내외 기업이 약속한 GPU·클라우드 투자도 데이터센터 건설, AI 물류 자동화, 스마트 수출 시스템 확대로 이어질 경우 인천 기업의 생산·운송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배터리·바이오 물류는 이미 인천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만큼, 후속 조치가 실질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지역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경기도는 반도체·AI·디지털 제조의 중심지다. 판교-수원-화성-용인으로 이어지는 첨단 벨트는 엔비디아 GPU 공급 확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협력 확대와 맞닿아 있다. APEC이 AI·공급망을 공식 의제로 격상시킨 만큼, 경기도 기업의 글로벌 밸류체인 편입이 확대되면 직접적인 일자리 증가와 수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중 기술 경쟁이 재확대될 경우,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은 다시 '규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정부는 경주 회의 이후 미국·중국·일본과 후속 협상을 이어가고, 산업계·수출기업과 연동하는 공급망 회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상외교의 '슈퍼위크'는 분명 성과를 남겼지만, 숙제도 함께 남겼다. 국제무대에서 규범과 기술의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인천·경기의 기업과 산업 현장에서 그 결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외교가 던진 메시지가 지역경제의 체감 효과로 이어질지, 한국 외교의 다음 점수가 매겨질 차례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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