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큰 빚" 관세 깎고, "내가 막내" 친근함 챙겼다... 정의선에 APEC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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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적지 않은 수확을 거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을 짓누르던 25% 대미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졌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구체화하는 등 사업적 성과가 무엇보다 크다.
현대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엔비디아와 국내에 30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협력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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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국회의장에 "신세 갚겠다"
젠슨 황·이재용 만남선 "아이와 게임"
'근엄한 총수' 벗고 친근 이미지 챙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적지 않은 수확을 거뒀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을 짓누르던 25% 대미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졌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구체화하는 등 사업적 성과가 무엇보다 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이른바 격식 없는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을 계기로 '근엄한 회장님' 이미지를 벗고 '친숙한 유명인(셀럽)'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었다.
대통령과 악수도 하기 전 "정부에 감사"

이재명 대통령과 황 CEO가 AI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접견한 지난달 31일. 이 자리에 참석하는 정 회장이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접견장에 들어서는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참석자들을 맞이하던 이 대통령에 다가서며 "이번에 관세 관련해 너무 감사드린다"며 "정부분들이 너무 잘 해주셔서 제가 큰 빚을 졌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악수로 화답한 이 대통령이 "현대차가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라고 말하자 정 회장은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날 APEC 만찬에서 정 회장과 대화한 우원식 국회의장도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업이 국가에 고맙다는 말은 참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 자부심이 생겼다"고 적었다.
현대차그룹으로선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대미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 인하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25% 대미 자동차 관세가 본격 반영된 지난 3분기(7~9월) 총 3조 원가량의 관세를 감당하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30%, 49%씩 뒷걸음친 상황이었다.
엔비디아와의 'AI 동맹'이란 결과물도 얻었다. 현대차그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엔비디아와 국내에 30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협력을 구체화했다.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립해 AI 반도체 기술을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과 로봇 분야 등 핵심 기술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막내'가 러브샷 제안... "아빠 차 뭐 타시니?"

대중과 소통하는 기업인이란 이미지도 챙겼다. 정 회장은 평소 타운홀미팅 등을 열며 회사 내 사원들과는 정기적으로 소통하지만, 대중에는 '근엄하고 무뚝뚝한 총수'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 단상에 올라 황 CEO와 이 회장을 가리키며 "제가 좀 생긴 건 (나이)들어 보여도 두 분 다 저의 형님이시다"라고 말해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그는 1970년생 55세로, 1963년생 황 CEO, 1968년생 이 회장보다 어리다.
정 회장은 이례적으로 자녀 이야기도 언급했다. 그는 "아이가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을 너무 좋아해 옆에서 같이 보면서 했다"며 "엔비디아 칩이 당연히 그 안에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열린 이른바 '깐부회동'에서도 정 회장은 평소 보기 힘든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세 사람의 테이블로 온 한 아이가 이 회장은 알고 자신은 잘 모른다고 하자 크게 웃으며 "아빠 무슨 차 타시니? 나는 아빠 차 만드는 아저씨"라고 소개했다. 이 아이에게 먼저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흰색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치킨을 먹고 맥주를 마시던 중 황 CEO와 이 회장에게 먼저 '러브샷'을 제안한 것도 '막내' 정 회장이었다고 한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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