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97.66%’ 현 대통령 당선···탄자니아 대선 부정 논란 속 대규모 시위

야권 후보가 사실상 배제된 상황에서 치러진 탄자니아 대선에서 65세의 사미아 술루후 하산 현 탄자니아 대통령이 100%에 가까운 득표율로 승리했다. 선거 무효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
탄자니아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탄자니아혁명당(CCM) 소속 하산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치러진 대선에서 97.66%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6.8%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은 주요 야당 후보들의 출마 자격이 박탈된 상태에서 치러져 하산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제1야당 차데마의 툰두 리수 대표는 선거 개혁을 요구했다가 반역 혐의로 구금돼 출마하지 못했다. 제2야당 ACT-와잘렌도의 루하가 음피나 후보도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이번 선거로 하산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통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선거 이후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선거 무효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군과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2015년 존 마구풀리 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취임한 하산 대통령은 마구풀리 전 대통령이 2021년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그는 전임 대통령과 달리 탈권위주의적 통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점차 야권 탄압과 언론 통제를 강화해 비판받아 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성명에서 “하산 정부하에서 탄압이 심화했다”며 실종, 자의적 체포, 초법적 살해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탄자니아의 공고화된 권력 구조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1961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탄자니아는 줄곧 집권당 CCM 체제 아래 놓여 왔다. 1992년 다당제가 도입됐지만 사실상 단일 정당 지배가 이어졌고, CCM은 보안 기관과 국가 권력을 폭넓게 장악해왔다. CCM은 5~10년 주기로 지도자를 교체하며 권력을 이어오고 있다.
외신은 하산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이전 CCM 정부보다 더 억압적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과거 CCM 정권은 야당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면서 권력을 장악했지만, 하산 대통령은 이와 달리 더 권위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며 “최근 주변국의 청년 주도 민주화 흐름과도 배치된다”고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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