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출난 선수 없어도 ‘원 팀’으로 2년 만에 우승한 쌍둥이 야구

김양희 기자 2025. 11. 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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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마감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든 엘지(LG) 트윈스 선수단이 지난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잠실야구장에서는 2025 KBO리그에서 통합 우승을 일군 엘지(LG) 트윈스의 축하 파티가 있었다. 2만2천명의 팬이 가득 찬 가운데 엘지 선수들은 우승 깃발을 펄럭이고,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엘지는 10월의 마지막 날,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 한화 이글스를 4승1패로 꺾고 정상에 섰다. 2023년 이후 2년 만의 통합 우승이다. 통산 3번째 우승(2023년)까지는 29년이 걸렸는데 4번째 우승까지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엘지의 우승 축하 행사를 끝으로, 역대 최다 관중(1231만2519명)을 쓴 올해 KBO리그는 막을 내렸다.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든 엘지(LG) 트윈스 선수단이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원 팀’으로 2년 만에 우승한 LG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승 팀은 매해 바뀌었다. 하지만 엘지는 2년 만에 정상에 서면서 최근 6년 동안 2번 우승한 최초의 팀이 됐다. 염경엽 엘지 감독은 계약 3년 기간에 두 차례나 우승하면서 명장의 반열에 섰다. 김현수는 타율 0.529(17타수9안타), 1홈런 6볼넷 8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엘지는 올해 투타 밸런스가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팀 타율 1위(0.278), 팀 평균자책점 3위(3.79)였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규정 타석을 채운 엘지 선수 중 신민재가 타격 9위(0.313)로 가장 높았고, 팀 내 홈런 1위 오스틴 딘도 전체 5위(31개)였다. 선발진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임찬규는 7위(3.03)였다. 팀 마무리 유영찬은 구원 부문 8위(21세이브)였다. 개인 부문 타이틀은 박해민(도루)만 따냈다.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나 ‘타격 3관왕’(홈런·타점·장타율)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 같은 특A급 선수는 없었지만 ‘원 팀’으로 하나로 뭉쳐서 일궈낸 우승이었다. 염 감독이 우승 직후 “어느 누가 특출나게 잘해서 우승한 게 아니라 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마음을 공유하며 만든 우승”이라고 말한 이유다. 염 감독은 “(우승 다음 3위를 했던)2024년의 부족한 점을 분명히 기억한다. 우승 이후 준비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빨리 시작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엘지(LG) 트윈스와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와 롯데의 희비 쌍곡선

한화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3년(2020~202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뒤 9위(2023년), 8위(2024년)를 거쳐 1년 만의 발돋움이었다. 7년 만의 첫 가을야구(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만나 고전했으나 3승2패로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으나 문동주, 문현빈, 정우주 등 어린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을 쌓으면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한화의 선전에 올해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1만7000석)는 정규 시즌 73경기 중 62경기가 매진(리그 역대 최다)됐다. 평균관중은 1만6875명으로 좌석 점유율이 99.3%에 이르렀다. 관중 수입은 10개 구단 중 최고(265억원)였다. 지난해보다 107% 증가했다.

반면 8월초까지 엘지, 한화와 3강 구도를 이뤘던 롯데는 후반기에 12연패를 당하면서 순위가 고꾸라졌다. 팀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전준우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10승 투수(터커 데이비슨)를 방출하고 데려온 외국인 투수(빈스 벨라스케즈)가 부진했던 것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다. 8~9월 승률이 3할에도 못 미치면서 롯데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7위)했다.

3년 계약을 채우지 못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사령탑 바뀐 두산과 키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시즌 전 우승을 다짐했다. 하지만 믿었던 선수들의 부진 속에 두산은 하위권을 맴돌았고, 결국 6월초 자진 사퇴했다. 이 감독 지휘 아래 두산은 5위(2023년), 4위(2024년)를 했으나 올해는 9위에 그쳤다. 두산은 시즌 뒤 김원형 전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2+1년 최대 20억원)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 히어로즈는 7월 중순 홍원기 감독을 경질했다. 홍 감독은 감독 취임 뒤 첫 두 시즌에 5위(2021년), 3위(2022년·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적을 냈으나 이정후, 안우진 등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서 힘들게 팀을 이끌어왔다. 홍 감독은 내년부터 두산 수석코치로 김원형 감독과 함께한다. 키움은 설종진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2년 총액 6억원)했다.

에스에스지는 정규리그 순위가 확정되기 전에 이숭용 감독과 재계약(2+1년 총액 18억원)했다. 이 감독은 팀을 정규리그 3위로 이끌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였는데 아직 재계약 소식은 없다. 내년에는 김경문 한화 감독을 비롯해 김태형 롯데 감독, 이강철 케이티(KT) 위즈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 베테랑 사령탑들의 운명이 내년에 갈리는 셈. 지난해 통합 우승 이후 3년 재계약을 한 이범호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은 2027년까지 계약돼 있으나 올해 성적(8위)에서 반등하지 못할 경우 경질 압박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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