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야구다’ 처절하고 위대했던 WS··· 승자는 다저스, 주인공은 야마모토


월드시리즈(WS) 역사를 통틀어 가장 뜨거웠고 가장 치열했다. LA 다저스도, 토론토도 한 점 남김없이 가진 전력을 모두 불태웠다. 처절했던 승부의 승자는 다저스였고, 주인공은 다저스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야마모토가 2001년 애리조나 랜디 존슨 이후 24년 만에 WS에서 홀로 3승을 따내며 다저스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다저스는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홈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WS 7차전에서 토론토를 5-4로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야마모토가 불펜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전날 6차전 선발 등판해 96구를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다저스를 탈락 위기에서 건졌던 야마모토가 하루의 휴식도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2차례 시리즈 선발승을 올렸던 그가 고시엔 결승전 투수처럼 다시 결의를 다졌다.
야마모토가 정상 컨디션일 수는 없었다.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1사 만루, 더 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다저스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도 최고조였다. 앞선 9회초 1사 후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때렸던 다저스 2루수 미겔 로하스가 강한 정면 땅볼을 막아낸 뒤 불안정한 자세에서도 정확하게 홈으로 공을 던져 주자를 잡아냈다. 야마모토는 후속 타자에게 다시 큰 타구를 맞았지만 대수비로 들어간 중견수 앤디 파헤스가 동료 좌익수와 충돌하면서도 공을 잡아냈다.
야마모토는 10회를 3자 범퇴로 막았다. 11회초 다저스 윌 스미스가 역전 솔로 홈런을 때렸다. WS 2연패를 눈앞에 둔 11회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이번에도 야마모토였다. 토론토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은 뒤에도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를 밀어붙였다. 1사 1·3루에서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의 타구가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 정면으로 향했다. 베츠가 2루 베이스를 직접 밟은 뒤 1루 송구로 타자 주자까지 잡아냈다.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타구의 향방을 지켜보던 야마모토가 두 팔을 들어 올렸다. 포수 스미스가 달려와 등 뒤에서 그를 번쩍 들어 올렸다. 다저스가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3연패 이후 25년 만에 WS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다저스 구단 역사에서도 WS 2연패는 처음이다.
다시 나오기 힘들 승부였다. 시리즈는 이미 7차전이었고, 지난 3차전 WS 역대 최장인 6시간 39분 연장 18이닝 대혈투도 벌였다. 두 팀 모두 마지막 기력을 쥐어 짜내며 버텼다.
오타니가 4차전 93구 투구 후 나흘 만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의지로 첫 2이닝을 버텼지만 3회말 토론토 보 비셰트에게 선제 3점 홈런을 맞았다. 투타 겸업으로 체력은 한계였고, 앞선 3회초 다저스 마지막 타자가 하필 오타니였다. 숨 고를 시간도 부족했다.
다저스는 포기하지 않고 모든 투수를 동원했다. 전날 9회 마무리로 등판했던 타일러 글래스노와 1·5차전 선발로 나왔던 블레이크 스넬이 차례로 등판했다. 그리고 야마모토가 2.2이닝 무실점으로 선발들의 릴레이 역투에 화룡점정 피칭을 했다. 2·6차전 선발승에 이어 7차전 구원승으로 WS에서 홀로 3승을 따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야마모토였다. 우승 시상식에서 로버츠 감독이 “야마모토가 역대 최고(GOAT)”라고 소리쳤다. 다저스 선수 모두가 “야마, 야마”하며 가을 영웅의 이름을 연호했다.


토론토도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후회는 없을 승부를 했다. 통산 221승을 올린 41세 맥스 셔저가 최종전 선발로 나와 4.1이닝 1실점 역투로 투지를 불살랐다. 스넬과 1·5차전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22세 괴물 신인 트레이 예새비지가 이틀 휴식 후 구원 등판했다. 연장 11회에는 4차전 선발승을 올린 셰인 비버가 나왔다. 처절하기는 야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으로 출장 여부조차 미지수였던 비셰트가 선제 3점 홈런을 때렸고, 역시 정상 몸상태가 아니었던 조지 스프링어는 스윙을 할 때마다 표정을 찡그리면서 3안타를 쳤다. 패전 후 더그아웃에서 끝내 눈물을 흘린 게레로도 마지막까지 다저스를 위협했다.
다저스의 우승으로 메이저리그 2025시즌이 막을 내렸다. 최근 수년간 차원이 다른 돈을 쏟아부었던 다저스는 ‘야구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런 목소리도 잦아들 만큼 올해 WS는 위대했다. 디애슬레틱은 “결국 다저스는 야구를 망치지 않았다. 그들은 토론토와 함께 한 7경기 동안 야구가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적었다. 11회말 2루 대수비로 WS에 처음 출전한 김혜성도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한국 선수의 WS 우승은 2001년 애리조나 김병현 이후 2번째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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