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무 한 그루 베어내지 않았다…유모차 끌고 남산 숲길을 올랐다 [세상&]

박병국 2025. 11. 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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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공개된 ‘남산 하늘숲길’ 시민 호응 이어져
“유모차 끌고 다녔는데 전혀 불편함 없다”
노을전망대·출렁다리 등 하늘숲길 새로운 명소도 눈길
모험전망다리(출렁다리)에서 바라본 바람전망다리. 박병국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찾은 서울 남산 하늘숲길 초입 소월정원. 1.5m 정도 폭의 데크가 지그재그 형태로 정상 쪽을 향해 쭉 뻗어 나가고 있다. 완만한 경사의 길이다. 유모차를 끈 한 부부가 데크를 따라 하산하고 있다. “좋다”며 탄성을 내뱉은 70대 노부부와,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도 눈에 띈다.

시민들에게 공개된 ‘남산 하늘숲길’이 서울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접근이 제한되던 곳에 산책 데크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서울 도심 조망이 가능해졌다. 서울시 기자단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남산 하늘숲길을 올랐다.

하늘숲길은 남산도서관 앞 소월정원에서, 건강정원까지 이어지는 1.43㎞ 길이의 데크 길이다. 산림청이 국유림을 무상 제공하고 시가 사업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8개월간의 설계와 4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지난달 25일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하늘숲길은 모든길이 경사도 8도 미만의 길로 조성됐다. 무장애길로 교통약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데크길 공개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남산의 ‘비경’이 시민 품으로 돌아갔다.

하늘숲길을 오르는 오 시장을 발견한 시민들은 “하늘숲길이 너무 좋다”며 악수를 청했다. 오 시장은 그 때마다 “더 많이 만들게요”라고 화답했다.

1살 아이를 데리고 하늘숲길을 찾은 이병진(37) 씨 부부는 “유모차를 끌고다녔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크에서 만난 황규상(75) 씨 역시 “우리 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오르기에는 편한 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남산 소월정원에서 하늘숲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

‘남산 하늘숲길’은 산림 훼손을 최소화해 만들었다. 실제로 하늘 숲길 데크 사이로 솟아오른 나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숲의 빈공간을 데크가 매우는 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사를 하면서 나무를 베어낸게 없다고 했다”며 “원래 비어 있는 공간에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데크 양쪽 난간이 비대칭 적으로 설계된 점이 눈에 띄었다. 바깥쪽 난관은 높은 반면, 숲 경사면과 맞닿은 난간은 낮은 식이다. 동행한 신재원 중부여가센터 소장은 “펜스가 높으면 갇힌 공간이 된다”며 “낮춰도 위험하지 않은 산쪽은 펜스를 낮춰 산과 일체감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데크를 따라 걷다 보니 파란색 띠를 두른 나무도 눈에 띈다. 신재원 소장은 “경치나 전망이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산책로를 설계했다”며 “파란색 리본은 이쪽으로 길을 내자는 것을 표시해 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소장이 “길을 찾는다고 넘어지고 그랬다”고 하자, 오 시장이 “그때는 길이 없었으니까”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남산 자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8개의 조망포인트와 8개의 매력 포인트를 설치했다. 노을전망대는 유리펜스를 활용해 공중에 떠있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노을전망대에서는 여의도와 날이 좋은 날에는 인천 계양산까지도 볼 수 있다. 노을전망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로 만든 것이다. 오 시장은 “일본 출장을 갔을때 시부야 스카 전망대에 오른적이 있다”며 “서울에도 이런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산에다 그걸 구현한 것이 노을 전망대”라고 말했다.

출렁다리 컨셉트로 만들어진 모험전망다리와 바람전망다리는 메타세콰이아 수림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 됐다. ‘소나무쉼터’에서는 산림욕을 할 수가 있다. ‘건강정원’에는 별빛 마로니에숲과 명상형·치유형 정원을 조성했다.

이와 함께 ‘하늘숲길’ 주변 하층식생 불량, 위해 덩굴식물 등으로 훼손된 구간에는 남산 자생종 수목과 지피류를 심었다. 기존 소나무 수림대에는 남산에서 채취한 종자로 키운 어린소나무 400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오 시장은 “남산의 소나무 종자를 뽑아서, 양묘장에서 키워서 다시 갖다 심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곤충 호텔’도 볼거리다. 잘라나온 장작 등이 부패되면서 자연스럽게 곤충들의 서식지가 되게 한 것이다. 이수연 국장은 “나무에 동공이나 구멍 틈이 있을때, 지네 거미 등 소곤충이 많이 산다”며 “곤충들이 풍성해야 이들을 먹는 다른 동물들이 많아진다. 몇단지 더 건설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호텔.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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