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당신의 나이를 빼드립니다
단순히 노화 늦추는 단계 넘어, 젊음 되돌리는 방향으로 나아가
(시사저널=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어떻게든 8년만 버텨라. 그 이후부터는 젊어질 수 있다."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현재의 의학 기술만으로도 매년 약 3개월가량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남들이 1년(12개월) 나이를 먹을 때 자신의 몸은 9개월 정도만 나이를 먹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AI)과 생명과학의 비약적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8년 후에는 '1년에 12개월 이상 젊어지는' 즉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마이너스 에이징(Minus Aging)'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곧 지금부터 8년만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한다면 그 이후에는 실제로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의 시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젊어지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기본은 생활습관이다. 금연과 절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은 기본 중 기본이며, 여기에 간헐적 단식과 균형 잡힌 식단이 세포 수준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와 긍정적인 마음가짐 역시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본적 생활습관 관리에 더해 첨단 의학기술을 활용해 세포를 되살리고 노화를 되돌리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몇 가지 치료법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활용 중이며, 비교적 안전하게 시도할 수 있는 '젊어지는 의학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영양제 : 젊음을 보충하다
하버드 의대 유전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자신의 몸을 직접 실험 대상으로 삼아 항노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보충제를 복용하며, 매년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해 대중에게 공개한다. 그는 "내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20년 젊다"고 말한다. 이 주장은 단순한 자기 홍보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생물학적 나이 측정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싱클레어 교수가 복용하는 대표적인 보충제는 NMN, 레스베라트롤, 그리고 메트포르민 세 가지다. NMN은 비타민B3 계열의 전구체 물질로,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Sirtuin) 단백질을 활성화해 DNA 복구 능력을 높인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과 적포도주 등에 함유된 폴리페놀 항산화 성분으로, 시르투인을 자극해 세포 노화를 억제한다. 다만 와인만으로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 어려워, 보충제 형태로 복용할 필요가 있다
메트포르민은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세포 내 mTOR(신호전달 효소) 경로를 억제하고 자가포식(autophagy)을 촉진함으로써 손상된 노화 세포를 제거한다. 이 세 가지 성분은 모두 세포의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한다. 즉, 단순히 겉모습을 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포 자체를 젊게 유지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혈액 활성 PRP : 혈액으로 세포를 깨우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치료법은 '혈액 활성 PRP(Platelet-Rich Plasma) 주사'다. 이 치료는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분리·농축한 뒤 활성화해 손상된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혈소판이 활성화되면 세포 재생과 조직 회복을 돕는 각종 성장인자와 엑소좀(세포가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이 방출돼 노화된 조직을 재생한다.
혈액 활성 PRP의 장점은 자신의 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이나 윤리적 문제가 없고, 시술 과정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물리적 방법으로 PRP의 활성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피부 탄력 개선과 조직 재생 효과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엑소좀 치료 : 세포가 보내는 젊음의 신호
엑소좀 치료도 젊음을 되찾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엑소좀은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지름 100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입자로, 세포 간 신호 전달·면역 조절·조직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줄기세포에서 분비된 엑소좀은 세포를 직접 이식하지 않아도 줄기세포와 유사한 재생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엑소좀 치료는 줄기세포 이식에 비해 종양 발생 위험이 낮고, 법적·윤리적 제약이 적어 안전성이 높다.
다만 아직은 엑소좀의 순도와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조 기술이 완벽히 확립되지 않아, 고용량 투여에는 제한이 있다. 현재는 피부 재생, 관절 질환, 신경 손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가까운 미래에는 표준 항노화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치료 : 노화된 세포를 교체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치료 역시 최근 노화 대응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재생의료법 시행 이후, 그동안 일본·미국 등 해외에서만 가능했던 줄기세포 치료가 국내에서도 일부 허용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새로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치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듯, 노화된 세포를 새롭게 교체해 주는 개념이다. 특히 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MSC)는 연골·혈관·근육 등으로 분화할 수 있어 무릎관절염이나 퇴행성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반면 면역세포는 몸속의 '경찰'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NK세포는 손상되거나 변형된 세포, 즉 일명 '좀비세포'를 찾아내 제거한다. 이런 좀비세포가 늘어나면 노화가 가속되므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건강한 세포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회춘의 핵심이다.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할 때는 추출 부위, 이식 세포 수, 배양 여부, 그리고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 시설에서의 품질 검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줄기세포 및 면역세포 치료는 첨단 생명공학이 적용된 의료기술이니만큼,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3D 바이오프린팅 : 인체 조직을 다시 만든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는 3D 바이오프린팅이다.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 피부·연골·혈관 등 인체 조직을 3D 프린터로 직접 출력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출력된 인공 조직을 손상 부위에 이식하면 자연스러운 재생이 촉진된다. 예를 들어, 당뇨병성 족부궤양(당뇨발) 부위에는 3D로 출력한 피부 조직을 덧대거나, 연골이 닳은 무릎 관절에는 결손 부위를 퍼즐처럼 메워주는 방식이다. 이미 국내 기업이 관련 기술을 개발해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장기나 신체 일부를 완전히 재생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현대 의학은 이제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단계를 넘어, 젊음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마이너스 에이징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학이 본격적으로 역노화를 실현할 그날까지, 앞으로의 8년을 현명하게 버티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을 유지하며,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한다면 머지않아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젊음'을 스스로 선택하고 관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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