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김밥, 저기도 김밥…진짜 김밥의 천국인 곳이 나타났다
“Fake it till you make it.(될 때까지 속여라).” 이루어낼 때까지 그런 척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는 뜻의 영어 문구다.
“김천이요? 김밥천국 말씀하시는 거죠?” 경북 김천이 ‘김밥도시인 척’을 시작한 건 재작년 김천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김밥천국’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지역의 낮은 인지도를 드러내는 결과였지만 김천시의 반응은 참신했다. “그래 우리가 김밥천국이 되는 거야”라고.


시민들의 창의적인 김밥 아이디어도 눈에 띄었다. ‘김밥보다 맛있는 김빵’을 내세운 김밥 모양 디저트부터 머리핀, 그릇까지 김천 시민들이 직접 만든 김밥 상품들이 늘어섰다.
김미경 ‘동네공방 한땀’ 사장은 “올해는 김밥 관련 제품이 아니면 부스 신청이 불가했다. 옆 사장님은 김밥 머랭 쿠키를 만들고 나는 손뜨개 삼각김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공연 무대 또한 김밥 콘셉트를 유지했다. 김밥송의 주인공 ‘자두’가 첫날 무대를 열었고 △삼각김밥 머리 ‘노라조’ △김밥과 달걀을 연관 지은 ‘스탠딩에그’ △‘김밥’ 앨범의 ‘죠지’가 무대를 채웠다. 체험 부스에서는 △김밥 네일아트 △70cm 김밥 만들기 △김밥 키링 만들기 등 온종일 김밥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김밥 이벤트존’에서는 32개 업체가 50여 종의 김밥을 판매했다. 김밥도시의 원인을 제공한 ‘김밥천국’이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김가네’와 함께 ‘전국 한정 스낵 김밥’ 제품을 판매하는 등 차별화를 뒀다. 김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로컬 김밥부터 ‘정다현 김밥 큐레이터’가 선정한 ‘세상에 이런 김밥이’, KBS 프로그램 ‘편스토랑’의 ‘남보라 김밥’, 냉동김밥 등 다채로운 구성을 보였다.

기획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구현력으로 모객엔 성공했지만 운영팀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번 축제 기간 방문객수는 약 15만명으로 작년보다 5만명이 늘어났다. 첫날 8만 명, 이튿날 오전에만 5만명이 몰린 것이다.

가장 큰 불만이 재기된 건 주차 문제였다. 오전 10시 축제 시작과 동시에 공식 SNS에는 ‘주차장 만차’ 공지가 올라왔고 ‘김밥 매진’ ‘축제장 혼잡’ 등의 안내가 잇따랐다.
태화초 주차장은 특히 혼잡했다. 셔틀버스가 다른 주차장을 경유하는 구조였지만 두 곳 모두 인파가 몰려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셔틀을 기다리던 김정택 씨는 “출발지에서 빈 차를 보내야 하는데 첫 목적지에서 이미 만차로 오니 탈 수가 없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시민들 나오세요! 혼자선 안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태워야 해요!”
몇 대째 그냥 지나치는 버스에 한 시민이 나서서 버스를 막았다. 이에 시민들이 하나둘 나섰다. 축제를 가는 건지 피난을 가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김천시 담당자가 급하게 들어오며 약 10분간의 실랑이 끝에 입석 좌석을 열어주는 등 상황을 진정시켰다.
겨우 축제장에 들어가도 김밥 구매 대기 줄에 지치기 마련이었다. 축제를 즐긴 뒤 돌아가는 길에도 셔틀을 한 시간 넘게 기다리자 입장 전에 났던 화를 다시 불붙였다.

혼란이 커지자 김천시는 다음날 태화초발 빈 차 6대를 추가 투입했다. 김밥축제 교통 담당팀은 “모든 50대 차량이 태화초를 경유하도록 했다. 태화초 대기 승객들이 추가 탑승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 밖에 이용객이 몰렸다. 내년에는 노선 분산을 안 시키고 혁신도시랑 운동장 위주로 셔틀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축제의 문제점들을 인지해 셔틀도 30~40%로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천 =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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