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모두가 패자 될 것” APEC 브레인의 경고

김지숙 2025. 11. 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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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났습니다.

모두를 APEC의 직접 성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APEC의 성과부터 한·미 관세 협상까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습니다.

Q. APEC은 세계 최대의 지역 경제 협력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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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났습니다. 이른바 '경주 선언'을 비롯해 모두 세 가지의 문서를 채택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한 주를 되돌아 볼까요. 정말 숨가빴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만난 뒤 관세협상이 '깜짝' 타결됐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의 서울 강남 '치맥 회동'은 여느 연예인 행사 저리가라였습니다. 엔비디아는 한국에 GPU를 약 25만 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약속이 지켜지면, 한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GPU를 확보하게 된 겁니다.

아마존, 마이크소프트, 틱톡 등 내로라할 글로벌 기업의 CEO와 임원 천7백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무수한 비즈니스 논의가 오갔습니다. 실제 계약과 매출로 직결된 경우도 상당했을 겁니다.

모두를 APEC의 직접 성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도 했습니다.

KBS는 APEC 정책을 총괄하는 브레인, 카를로스 쿠리야마 정책지원국장을 따로 만났습니다. 이번 APEC의 성과부터 한·미 관세 협상까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봤습니다.

APEC의 정책지원국(Policy Support Unit, PSU)은 무역과 투자의 자율화나 구조 개혁, 지속가능한 개발이나 공급망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회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쿠리야마 국장은 페루 외교통상관광부에서 근무하며 페루-중국 FTA 협상을 담당하기도 한 협상과 통상 전문가입니다.

■ "보호무역,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

Q. APEC은 세계 최대의 지역 경제 협력체입니다. 2025년 11월 현재 APEC 역내의 무역 환경과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APEC은 1989년 출범 이래 무역 및 투자 시스템을 개선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989년 APEC 역내 평균 관세는 16.9%였지만 최근은 5.1% 입니다. 얼마나 많은 진전을 이뤘는지 보여주는 예입니다.

또 단지 무역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APEC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억 명 넘는 사람들이 빈곤 상태를 벗어났습니다."

Q. 그렇다면 지금 가장 큰 우려는 무엇인가요?

A. " 주요 우려 가운데 하나는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입니다.

12개월 전과 비교하면 불확실성이 더 커졌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난 4월보단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Q. 그런 불확실성의 주된 원인은요?

A.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무역 적자에 대해 얘기하는데요. 어떤 정부에겐 무역 적자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해외 직접 투자를 통해 흑자를 낼 수 있다면요. 어떤 사람들은 저축을 늘리거나 공공, 민간 소비를 줄여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관세를 사용하는 걸 선호하죠."

Q. APEC 회원 사이 높은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고려할 때,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경제적 민족주의 정책, 자국우선주의 정책은 APEC 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 "보호무역주의는 경제와 소비자들에게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고, 부품이나 기술을 구하는 게 더 비싸져 생산 비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의 또 하나 문제는 그런 조치를 시행하면 다른 나라들이 보복을 할 수 있단 겁니다. 그렇다면 처음 그 조치를 시행한 경제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두가 패배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Q. 실제로 역내에 그런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A. "많은 회원에게서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 민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안정성과 관련해서요. 여러 대화가 오가고 있지만 결론은 결국 우리는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번영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단 겁니다."

■ "한·미 관세 협상, 한국에 긍정적"

Q.최근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일본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A. "제가 본 바로는 한국에게 긍정적인 결과였습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릴 수 있었고, 목재 제품이나 일부 의약품도 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됐죠. 조선 협력과 핵추진 잠수함 문제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습니다.

일본도 무역과 투자 펀드 측면에서 비슷한 결과였고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차이점 중 하나는 일본은 희토류와 핵심 광물 확보 등과 관련한 발표가 많았단 겁니다.

전반적으로 지난 4월보다 지금 상황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고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APEC 회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이후에도, 이런 미국의 무역 정책 기조가 계속될 거라 보시나요?

A. "제가 미래를 내다보는 수정 구슬을 갖고 있다면 좋겠네요. 미국은 자신들이 무역을 자유화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그러지 않았고, 그게 미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모든 정치권이 관세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것 같진 않아요. 그래서 좀 두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보면 이 지역의 많은 회원들이 자유무역과 개방을 믿고 있단 걸 알 수 있습니다."

Q. APEC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하고 있단 점에서 특별한데요. 이들의 경쟁 관계가 APEC의 협력 의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A. "둘은 모두 APEC의 중요한 행위자고, 매우 활발하게 참여해왔습니다. 여러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지원해왔죠. 예를 들어 미국은 규제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 운영을 용이하게 하는 데에, 중국은 연결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억해야 할 건, APEC의 모든 결정이 컨센서스, 합의제로 이뤄진단 겁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지금까지 잘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란 걸 의미합니다. 올해 APEC에선 정상과 각료급에서 공동 선언문에 '합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두 회원 뿐 아니라 21개 회원 모두 활발한 협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APEC, 회원 간 '라포' 쌓는 역할"

Q. 현재 상황에서 APEC 정상회의가 갖는 의미는 뭘까요?

A. "APEC은 21개 회원 간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이는 서로 신뢰를 구축라고 '라포'를 쌓는 메커니즘입니다. APEC 회의 덕에 고위 관리들은 매년 두 차례에서 많게는 다섯 차례 만나고, 총리들은 적어도 1년에 두 차례 만납니다. 다른 장관들, 정상들도 1년에 한 번씩 만나고요.

이를 통해서 공동체 의식과 친목을 형성하고, APEC 내에서, 그리고 다른 회의에서 공동의 관심사를 다루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Q. 이번에 APEC 주간 동안 한국은 여러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 또는 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요. 이것도 APEC이 주도한 경제 협력 성과의 일부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민관 파트너십, 민관 협력이 APEC의 구성 요소고요.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와 기업, 기업과 기업들이 서로 대화하는 장을 APEC은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이 모든 거래들이 성사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Q.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일단 컨센서스가 있었죠. 21개 회원이 많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AI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줘야 한단 필요성을 강조한 새로운 AI 이니셔티브였습니다. 그를 위해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야 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시켜야 합니다.

또 다른 성과는 인구 문제인데요. 고령 인구가 늘고 출생율이 떨어지고,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세수 측면에서 재정적 영향을 미치고 정부는 보건 지출이나 연금, 사회 안전망에도 더 많은 자원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APEC은 이제 '종이 없는 무역'을 위한 조직을 출범합니다. 모든 무역 거래 문서를 디지털화하면 엄청난 비용 절감을 가져올 거예요. 이로 인해 5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있을 거란 연구도 있으니, 잠재력이 상당하죠."

Q. 내년 APEC에선 어떤 걸 기대하고 계세요?

A. " 다음 개최지는 중국이죠. 모두 내년 APEC에 대해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APEC에 익숙한 곳인데요. 이미 2001년 상하이와 2014년 베이징에서 두 차례 회의를 주최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년에도 중국이 성공적으로 행사를 해낼 거라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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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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