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선언’, 천년고도에서 열린 미래 협력의 약속…경북, 세계 협력무대 중심으로
‘포항–경주–울산’ 산업벨트 확장·문화창조산업 성장 기대… 경북, 실행의 중심 과제 부상

2025 APEC 정상회의의 결실로 채택된 '경주선언'은 단순한 외교 문서가 아니라, 경주와 경북이 세계 협력의 상징무대로 복귀했음을 알린 선언이다.
천년 고도에서 채택된 이번 문건은 '연결·혁신·번영'이라는 3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화·기술·인구라는 미래 성장의 축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의 외교적 위상뿐 아니라 경북의 산업·문화·관광 지형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교·정치적 상징성: '천년의 회의 도시'로 부상
경주는 신라 화백회의로부터 이어진 합의의 전통과 국제 교류의 유산을 간직한 도시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그 상징이 재현됐다.
경주에서 채택된 '경주선언'은 30년 전 '보고르 선언'(1994)이 시장경제의 방향을 제시했던 것처럼, AI와 인구 구조 전환이라는 21세기 협력 의제를 규정한 문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주가 단순한 문화도시를 넘어, 세계적 거버넌스의 기억이 새겨진 장소로 자리잡는 계기가 된다. 향후 국제회의, 포럼, 문화외교 행사의 장으로 경주의 활용도는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경제적 파급: '포항–경주–울산' 경제벨트 강화
경북 동해안 벨트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산업 구조 전환의 실질적 동력을 얻었다. '경주선언'에 포함된 'AI 이니셔티브'와 '문화창조산업 협력 조항'은 포항·경주의 첨단산업–문화콘텐츠 융합전략과 직접 맞닿아 있다.
포항의 AI 데이터센터,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거점, 울산의 수소·에너지 클러스터와 연계하면 경북권 전체가 아태경제 협력의 실험무대가 될 수 있다.
특히 문화창조산업이 공식 협력 의제로 격상된 것은 경북의 콘텐츠 기업, 전통문화 기반 스타트업, 디지털 문화유산 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APEC 이후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아시아 문화창조 허브' 구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 문화·관광의 확장성: 신라에서 세계로
'경주선언'은 경주의 문화유산이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대의 창조산업과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신라 금관, 황룡사 구층목탑, 첨성대 등은 이미 APEC 기간 세계 언론을 통해 방영되며 '문화외교 자산'으로 재조명됐다.
앞으로 경주는 'APEC 문화·창조산업 포럼', '디지털 AI 문화박람회' 등 후속 프로그램을 유치할 잠재력이 크다. 이는 단기 관광특수를 넘어, 경주가 지속가능한 국제 문화회의도시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된다.
△지역의 과제: 선언의 무대에서 실행의 중심으로
다만 선언의 빛이 오래가려면 지역이 스스로 후속의제를 구체화해야 한다. 포항의 AI 산업, 안동·문경의 전통문화, 경주의 관광자원, 구미의 전자산업이 '경북형 문화·기술 융합 전략'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인프라와 국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영일만대교, 동해선 고속화, 공항 노선 확대 등 현실적 기반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
△경북, '문화와 기술의 축'으로
'경주선언'은 경북이 산업화의 기억을 넘어 미래 문명 전환의 중심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천년 전 신라가 동아시아의 교역과 문화의 중심이었다면, 오늘의 경북은 AI와 문화창조산업이 결합한 21세기형 지식 교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경주가 열어젖힌 문은 이제 상징을 넘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