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황금시대” 초밀착 美日…다카이치, ‘방위비 증액’ 속도전

박대원 일본 통신원 2025. 11. 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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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새 총리 “올해 방위비 GDP 2% 달성”…트럼프는 ‘마린원 동승’으로 만족감 표시
‘경제·안보 新밀월’ 관계 뽐낸 미·일…‘관세 협상’ 마무리하고 ‘희토류 동맹’도 선언

(시사저널=박대원 일본 통신원)

10월2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소신 표명 연설을 했다. 다카이치는 '일본의 재기'를 위한 '강한 경제' 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포문을 열었다. 쌀값을 비롯한 가파른 물가 인상으로 인한 일본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적극 재정'을 통해 증세 없는 세수 증대를 꾀하고 실질임금 인상 등 고물가 대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다카이치는 국제 질서가 크게 동요하고 있는 현재 세계의 중심에서 활짝 피어나는 일본 외교를 복원하겠다며 '강한 일본의 부활'을 위한 적극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2022년 말,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국가안전보장전략을 개정해 2027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과 관련해,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겨 2025년 안에 GDP 대비 2%의 방위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일본의 '안보 3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정비계획)를 내년 중 개정해 "주체적으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설에서 다카이치는 경제 안보,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위기관리 대응능력 강화를 통한 국토 강인화 등의 중점과제를 제시하며 "일본 열도를 강하고 부유하게, 일본을 다시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 승선해 연설하고 있다. ⓒREUTERS

방위비 인상 통해 美에 '강한 일본' 과시 전략

다카이치는 10월4일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된 직후부터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과 방위비 인상을 주장해 왔다. 일본은 지난 아베 신조 내각에서 최초의 국가안전보장전략을 발표하고 '적극적 평화주의' 노선 아래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헌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제창한 이래 본격적인 군비 증강에 돌입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이 방위비를 증액하는 분위기에 편승해 기시다 내각이 2027년까지 GDP 대비 2%까지 방위비를 인상한다는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설정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해양에서의 중국과의 충돌 등 일본 주변 안보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 국민 중 절반 이상이 방위비를 GDP 대비 2% 이상으로 증액하는 것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2%의 수치 목표가 공식화된 것이다(2022년 4월 닛케이신문 여론조사). 이후 '자주방위'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시바 시게루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방위비 인상을 위한 일본의 움직임이 계속되었다. 2025년 현재 일본의 방위비는 8조4700억 엔으로 GDP 대비 약 1.35%에 해당한다. 이시바는 2월7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을 약속한 뒤, 2월17일의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027년 이후의 방위예산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GDP 대비) 2%를 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처럼 아베 이후의 일본 역대 내각이 군비 증강 노선을 계속 견지해 오던 중에 다카이치가 GDP 2% 방위비 달성 시기를 앞당길 것을 선언하며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한 것은 방위예산 증액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이며 주체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일본의 자세를 미국 측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동맹 현대화'를 주장하며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10월27일부터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다카이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진전을 위한 미·일 협력 강화에 더해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주장하며 "일본도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한 일본 외교를 복원하겠다며 외교력, 방위력, 경제력, 기술력, 정보력, 인재력을 강화하는 리더로서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방위비의 구체적인 수치 목표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일 핵심 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채굴·정제 프레임워크'에 서명하고 양국 간 핵심광물 비축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미국은 끝까지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미·일 동맹의 '황금시대'를 열 것을 선언한 10월28일의 미·일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은 함께 '마린원'(미 대통령 전용 헬기)을 타고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주일미군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다카이치 총리를 '마린원'에 동승시키며 미·일 간 밀월관계를 과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미·일 동맹은 '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日 내부에서도 미·일 정상회담 '높게 평가'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평화는 말이 아닌 확고한 결의와 행동으로 지켜진다"며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한층 적극적으로 공헌하겠다"고 화답했다. 아베 전 총리와의 우정을 과시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과 주일미군 앞에서 다카이치가 아베의 '정통 후계자'로서 아베 내각의 '적극적 평화주의'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표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카이치 내각 발족 이후 첫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연립여당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가 첫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미·일 동맹 강화 및 희토류 관련 합의 등 안보적 측면에서의 정상회담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제1 야당 입헌민주당도 노다 요시히코 대표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미·일 정상 간 신뢰 구축 및 트럼프 대통령의 납치 피해자 가족 면회를 평가한다면서도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외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다카이치가 '강한 일본의 부활'과 함께 미·일 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일본의 국익과 미·일 동맹 사이의 균형을 실현해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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