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KS MVP' 수상 그 후, '2008년 김현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그냥 그렇게 못해라"

최원영 기자 2025. 11. 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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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최원영 기자] 올가을 최고의 선수였다.

LG 트윈스 김현수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LG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완성, 한국시리즈 우승 및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2023년 통합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등극했다.

김현수는 대망의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영광을 누렸다.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을 자랑했다. 기자단 투표서 총 89표 중 61표를 얻어 득표율 68.5%를 선보였다.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14표, 포수 박동원이 10표, 내야수 문보경이 2표, 내야수 신민재가 2표로 뒤를 이었다.

LG가 이번 한국시리즈서 사실상 확실히 승기를 가져온 경기는 지난 30일 4차전이었다. 1-4로 끌려가다 9회초에만 무려 6득점을 터트리며 7-4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중심에 김현수가 있었다. LG는 박동원의 중월 투런 홈런으로 3-4 추격했다. 이후 2사 2, 3루 찬스서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에 5-4 역전을 안겼다. 이 한 방으로 결승타를 장식했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김현수는 이번 5차전서도 불방망이를 뽐냈다. 1회 1사 2루서 1타점 좌전 적시타로 1-0 선취점을 올렸다. 3회 무사 1루서는 볼넷을 골라냈다. 6회 1사 2루서는 다시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쳐 3-1로 점수를 벌렸다. 8회 무사 1루서도 우전 안타로 무사 1, 2루를 빚었다. 기분 좋게 타석을 마무리했다.

우승 후 만난 김현수는 "너무 기분 좋다. 올해 프로 20년 찬데 한국시리즈에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MVP를) 받아 정말 기쁘다"며 "좋은 선후배와 팀을 만났다. 같이 야구하고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는 "올 시즌 시작 전, 지난 2시즌 동안 나답지 않은 성적이 나와 걱정을 많이 했다. 몸이 안 좋아서 그랬던 거라면 생각이 달랐겠지만 몸도 정말 건강하고 체력도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것 같은데 잘 안 되다 보니 걱정됐다"며 "이유는 알고 있어 다행이라 여기며 시즌에 돌입했다. 개막 때만 해도 내가 계속 경기에 나가는 게 힘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했고 준비도 많이 했다.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래서 우승하고 엄청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은 안 나더라. 물론 살짝 울긴 했다"고 덧붙였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가을야구 경험이 무척 많은 베테랑이지만 통산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총 101경기에 나서 타율 0.257(373타수 96안타) 10홈런 55타점 등을 기록했다. 특히 프로 3년 차였던 2008년엔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048(21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쳤다. 극심한 부진을 겪기도 했다.

올해 김현수가 2008년 김현수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김현수는 "'그냥 못해라'라고 하고 싶다. 그때 배운 게 컸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베테랑이란 말을 듣는 선수가 됐다. 정말 어렸는데 좋은 선배들이 옆에서 많이 다독여줬다. 덕분에 더 성장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현수도 든든한 선배가 됐다. 특히 2018년 김현수가 온 뒤로 LG의 팀 문화가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수는 "내가 보기보다 정이 있는 스타일이다. 모든 선수들을 정으로 챙긴다"며 "후배들에게 베푸는 건 선배들에게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내가 바꿨다기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바꾼 것이다. (오)지환이, 다른 팀이지만 (채)은성이(한화 이글스), (임)찬규 등 선수들이 바꿨다"고 덤덤히 말했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우승은 물론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다.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김현수는 "내가 가진 우승 반지가 올해까지 3개인데, 5개 이상 갖고 싶다. 혼자 할 순 없다. 같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목표를 세우고자 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김현수는 "사실 5차전에서 (박)동원이가 홈런 한 방 치면 동원이가 MVP를 받을 줄 알았다. 포수로서 너무 잘해줬고 2년 전 우승 때도 동원이가 아쉽게 (MVP 투표서) 떨어졌다"며 "그런데 6회부터 선수들이 계속 (내게) MVP 이야기를 하더라. 동원이가 나 주려고 이번 게임에선 수비를 열심히 해준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2025시즌을 마친 김현수는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LG 동료들과 우승 반지 5개를 채우려면 팀에 남아야 한다. 김현수는 "그건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구단들에 어필해 보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현수는 "내가 여기서 더 할 게 있을까. 다른 뜻이 아니라, 이미 10개 구단 모두 나를 다 알지 않을까 싶다. 언제 잘하고 못하는지 정말 많은 수치가 나와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 김현수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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