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원금 2배 됐는데 증권가 "더 오른다"…삼성전기 투자자 환호

AI(인공지능) 열풍이 반도체 대형주를 넘어 부품, 기판주로 확산하며 삼성전기가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테슬라 AI칩 공급계약 이후 주가가 1년새 급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2만원(8.89%) 오른 2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와 AI 버블론 확산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AI 칩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룹 내에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생산하는 삼성전기가 수혜주로 부각됐다. 이 소식에 주가는 하루 만에 10% 이상 급등하는 등 갭상승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GPU(그래픽처리장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시스템이 원활히 구동되도록 돕는 핵심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AI와 자율주행 확산으로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성능 MLCC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한 대에 MLCC가 1100개 수준으로 사용됐지만 전기차에는 2만~3만개, AI서버에는 약 2만8000개가 탑재될 만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약 40% 점유율을 확보해 일본 무라타와 업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와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삼성전기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약 105%가량 급등했다.
최근의 상승세에도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기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월가에서도 AI가 버블이 아닌 실체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2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 증가한 2603억원을 기록해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AI, 전장을 대상으로 한 고부가 MLCC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제품 믹스가 명확히 개선됐다"고 밝혔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가동률은 2023년 70%에서 올해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MLCC 수요가 코로나19 시기보다 장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2020~2021년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적용해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31만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올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연결기준 전망치는 3개월전 대비 3% 늘어난 2조8221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18% 늘어난 214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MLCC 및 기판업황 반등 기대감이 반영됐으나 AI와 서버 수요는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삼성전기 MLCC와 기판 경쟁력도 재평가될 것"이라며 "업황이 좋을 때는 좀 더 즐겨도 된다"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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