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사진' 때문에 교사-학부모 법정다툼…무슨 일 있었기에

유혜은 기자 2025. 11. 1. 0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학부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JTBC 〈사건반장〉이 31일 보도했습니다.

먼저 사건은 2023년 발생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가 학부모에게 편지 한 통을 받은 건데요.

편지는 빨간색 글씨로 쓴 교사의 이름으로 시작됐는데 "딸에게 별일 없길 바란다면 끝까지 읽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요즘 돈 몇 푼이면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무언가를 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OOO씨 덕분에 알게 되었거든요"라는 협박성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본인의 감정을 아이들이 공감하도록 강요하지 마세요,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세요" 등 부모의 개입 없이 아이가 직접 작성했다는 6개의 항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이 함께 선정했다"며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말하는가'라는 책을 동봉해서 보냈다고 하네요.

피해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협박 편지 외에도 장문의 메시지를 자주 보내고, 수시로 전화도 걸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행동이 시작된 건 교사가 방과 후에 하교하지 않은 학생들과 찍은 사진에 본인 자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항의하면서입니다.

항의가 시작된 후에는 과거 학기 초 있었던 일까지 언급하며 화를 냈다고 하는데요.

학기 초 학교 상담교사가 아이의 학습 태도와 교우 관계를 등을 살펴본 후 '종합심리검사'를 권유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학부모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하겠다"며 추천서를 써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담임교사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단체사진' 사건이 일어난 후 학부모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한 겁니다. "애를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만약 ADHD가 안 나오면 담임교사와 교장 등을 국민신문고에 신고하겠다"며 분노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도 학부모는 국민신문고·국가인권위원회·서울시교육청·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 등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으면서 교사를 괴롭혔습니다.

피해 교사에 따르면 학부모는 '단체사진'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도 안 돼 아이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켰는데 그 후에도 괴롭힘은 계속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면 곧바로 교육 현장을 떠나야 해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학생들을 위해 학기 말까지 참고 버텼다는데요.

그러다 그해 연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고,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가 인정되면서 교사와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를 상대로 강요·무고·공무집행방해·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여기에 맞서 학부모는 대형 로펌 변호사 4명을 선임하고, 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와 언론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고소했습니다.

'단체사진'으로 시작된 사건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법정 다툼으로 번진 가운데, 지난달 17일 법원은 '협박죄'로 학부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는데요.

다만 아이에게 녹음기를 채워 보낸 것과 시도 때도 없이 교사에게 연락해 수업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은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편 학부모가 제기한 '아동학대'는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이를 사립초로 전학시킨 이유가 교사 때문이라면서 학비와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이유로 제기한 3200만원의 위자료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교사가 학부모를 상대로 제기한 정신적 피해보상 청구 소송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교사는 전했습니다.

현재 교사는 사건 이후 2년이 넘도록 휴직 중인데요. 그동안 정신과 치료로 마음을 추슬렀지만, 지금도 길을 가다가 다른 학부모들이 선생님에 대한 말을 하는 걸 들으면 심장이 벌렁거리고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또 민·형사 재판을 진행하면서 학부모가 거짓 증언을 하면 다시 반박하는 자료를 찾아서 제출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하네요.

교사는 "이번에 일부 혐의만 인정된 게 억울한 마음도 있지만 일상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항소를 포기했다"며 "중학생이 된 그 학생도 이젠 이 일에서 벗어나 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지금 화제가 되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사건반장〉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