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김만배 징역 8년… 법원, 李대통령 연루 가능성 남겨놓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01/dt/20251101051650011mlju.png)
- 4년만에 1심 판결, 유동규도 징역 8년 법정구속
- “공공으로 돌아가아할 막대한 택지개발 이익이 민간업자에 귀속”
- “‘李 성남시 수뇌부’ 보고 받고 승인했다” 판단
- 이재명 대통령 재판에 영향 미칠지 주목
- 대선 경선 과정서 의혹 불붙어… 민주당은 李 재판 공소 취소 주장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이 31일 나왔다. 재판부는 민간업자 일당을 유죄로 판단하고 전원 중형을 선고, 법정 구속했다. 지난 2021년 10월 첫 기소가 이뤄진지 4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이날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5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4억원을 선고하고 8억1000만원 추징금을 부과했다. 또 김씨에겐 징역 8년에 추징금 428억원을 선고했다. 공사 실무를 맡았던 정 변호사에겐 징역 6년에 벌금 38억원, 추징금 37억2200만원을 선고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각각 징역 4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당시 성남시와 유착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를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민간업자와 성남시 사이에 유착이 있었고 이에 따라 공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 공소사실의 대전제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금품 제공 등을 매개로 형성한 유착 관계에 따라 서로 결탁하여 벌인 일련의 부패범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남 변호사 등에 대해선 “공사 설립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2014년 재선에 기여하고, 유 전 본부장과 정진상(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씨,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씨의 술값을 대신 내주는 등 유착 관계를 형성해 사실상 사업시행자로 내정되는 특혜를 받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정씨와 김씨는 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로, 민간업자들과 유 전 본부장이 본격적인 사업 시행 전부터 금품을 주고 받는 관계로 엮인 게 비리의 발단이란 설명이다.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에 대한 성남도개공의 지분이 50%라고 판단했다. 정 회계사가 사업 수지를 따져보는 과정에서 추산한 예상 이익 규모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유 전 본부장은 민간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성남 도개공이 받을 배당 이익을 1822억원으로 고정시켜 손해를 입혔다고 재판부는 봤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등은 공모지침서에 민간업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게 했다. 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청렴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한 행위로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상이익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확정 이익을 정한 공모 과정을 그대로 체결해 공사로 하여금 정당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게 하고, 나머지 이익을 내정된 사업자들이 독식하게 하는 재산상 위험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지역주민이나 공공에 돌아갔어야 할 막대한 택지개발 이익이 민간업자들에게 배분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배임 범행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달리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관련해선 재판부는 민간업자 일당의 배임 행위가 당시 ‘성남시 고위층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은 배임 사건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내리는데 조율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씨와 함께 대장동 사건 관련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에 따라 이 대통령 재판을 정지한 상태다.
이날 선고 직후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20대 대선 후보 경선 막판인 2021년 9월 무렵 불거졌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사업을 통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은 배경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도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져 대선판의 이슈가 됐다. 성남시가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시에는 손해를 입힌 배임 행위였는지,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시장이 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직접 지시했는지가 쟁점이다.수사·공판 기록이 25만 쪽에 달하고 그동안 재판만 190여차례 열렸다.
핵심 인물인 정 회계사가 갖고 있다는 녹취록에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그분’을 두고 이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대장동 사건 수사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당시 실무자 고(故) 김문기씨와 관련한 발언 등을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 5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제 남은 것은 그(대장동 비리) 정점에 있던 지금의 대통령,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라며 “당시 사업 구조를 설계한 자들, 인허가를 승인한 자들, 수익 배분을 가능하게 한 자들, 모두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라는 공적 시스템 안에서 움직였는데 그 정점에 있던 인물이 바로 지금의 대통령,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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