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의 선율처럼 화합을” 이재명 대통령, APEC 경주 만찬서 평화 외교 강조

곽성일 기자 2025. 10. 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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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신라 정신과 경북의 맛이 어우러진 화합의 식탁… 유자 생막걸리로 건배
이 대통령 “경주의 정신은 공동 번영의 상징”… 금관과 나비로 빛난 문화공연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 영접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분열을 잠재우는 피리, 만파식적의 선율처럼 오늘의 세계도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환영 만찬에서 천년 신라의 상징인 만파식적을 언급하며 아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했다.

신라의 정신과 경북의 맛이 어우러진 만찬은, 천년 고도 경주가 세계 외교의 무대 중심으로 선 밤이었다.

이날 경주의 만찬은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만파식적의 정신이 지역의 맛과 문화로 재해석된 자리였다.

피리의 전설과 막걸리의 향, 그리고 경주의 식탁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이 되어, 한국적 화합의 미학을 세계 정상들에게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국 정상 내외, 국제기구 대표, 글로벌 기업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입장하며 환담을 나눈 뒤 "2025년, 대한민국이 다시 세계로 나아가는 해에 천년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 APEC 지도자들을 맞이하게 되어 감회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는 전통의 금관과 현대의 철강이 공존하는 도시이며, 서로 다른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경주의 정신'은 APEC이 지향하는 공동 번영의 길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찬사는 '만파식적의 정신'을 외교의 언어로 확장시켰다.

이 대통령은 "고대 신라에는 모든 파란을 잠재우는 피리 만파식적이 있었다"며 "그 조화의 화음이 아태 지역 전체에 평화와 안정, 번영을 안겨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천년 고도의 정기를 이어받아, APEC의 협력과 성공 그리고 우리의 공동 미래를 위해 잔을 들어 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잔에 담긴 술 또한 경북의 향을 품었다.

건배주로는 경북산 유자를 사용한 '호랑이 유자 생막걸리'가 올랐다. 경북 청송산 유자의 향과 전통 누룩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진 이 막걸리는 지역 양조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한국의 술'로, 세계 정상들의 잔에 천년의 맛을 담았다.

식탁 위 음식도 경주의 토양에서 자란 재료들로 채워졌다.

나물 비빔밥, 한우 갈비찜, 제철 나물무침 등 한식 메뉴가 중심을 이루었고, 파이와 캐러멜 디저트 등 서양식 후식이 조화를 이뤘다.

메뉴는 한미 셰프로 유명한 에드워드 리가 경주 식재료를 활용해 개발했다. 대통령실은 "경주의 맛과 세계의 감각을 결합한 새로운 '화합의 식탁'을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만찬 후에는 '나비, 함께 날다(Journey of Butterfly: Together, We Fly)'를 주제로 한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신라 금관의 빛과 나비의 비상을 형상화한 무대가 경주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화합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