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의원 논란, 본질은 '언론관'이다
[기자수첩] 비판 보도에 반복되는 감정적 대응, 과방위원장으로서 적절한가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피감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현 방미심위)에 비판보도 차단을 문의해 '언론탄압' 논란이 불거졌다는 기사를 놓고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단순한 절차 확인 문의였다”며 “최민희 의원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30일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의 의원실 비서관이 방심위 국회 담당 직원에 보냈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비서관은 최민희 의원을 비판하는 고발뉴스TV 유튜브 영상을 방심위 직원에 보내며 “유튜브에 이런 게 올라왔는데 다 사실과 맞지 않다”며 “이거 우리가 방심위에 신고하면 뭐가 되나. 어떻게 뭘 신고해야 하나”라고 했다.
최 의원실 비서관이 메시지를 보낸 건 2025년 7월,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이후 '2인 체제' 방심위는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를 열지 않았다. 최민희 의원실이 문의 이후 실제 민원을 신고하고 방심위에 압박을 가해도 해당 영상이 차단되기는 어려웠을 거란 얘기다. 더군다나 당시 방심위에는 윤석열 대통령 추천 위원만 2명 남아있었다.
과방위원장으로서 방심위원 추천 절차를 책임지고 있는 최 의원이 이를 몰랐을 것 같지는 않다. 총선 전 민주당 국민소통위 소속으로 민원도 다수 접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절차도 알았을 것이다. 엄연히 독립기관으로 설정해 둔 방심위에 과방위원장 측이 특정 영상을 보내며 문의하는 건 당연히 부적절하다. 피감기관 입장에서 신경이 쓰일 수 있다. 다만 이를 최 의원의 지시 아래 이뤄진 '언론탄압'으로 보기엔 허점이 많다.

최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대부분 최 의원의 '언론관'에서 비롯된다. 자신에 대한 비판 보도에 대응하는 최 의원의 태도가 논란을 키운다. 최 의원이 보도 내용을 다투기 이전에 언론사를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일이 반복된다.
지난해 7월9일 경향신문 <'2인 방통위' 여야 책임 공방···전문가들 “둘 다 문제”> 기사가 나오자 최민희 의원은 이를 허위보도라고 주장하며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정정보도 청구를 신청했다. 경향신문이 '2인 체제 방통위'를 놓고 민주당의 책임도 있다는 취지로 인용한 멘트들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최민희 의원실은 정정보도 청구서에서 “민주당의 책임을 부각하기 위해 무리하게 '양비론'을 부추기는 보도”라고 했다.
최 의원은 이후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반론을 구하자 “경향이 반민주인 건 느끼지만 양비론, 지긋지긋합니다. 여기까지 답 드립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다 명예훼손 혐의로 각종 수사를 받은 경향신문은 방통위 파행에 민주당 책임도 있다고 했다가 한순간에 반민주 세력이 됐다.
한겨레도 마찬가지다. 최 의원은 지난 9월3일자 한겨레 <'방통위 개편' 입법, 속도 매몰돼 내실 놓치나> 기사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미디어 기구 개편 과정에서 민주당이 '속도에 매몰돼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언론단체 코멘트를 인용해 전했는데 최 의원은 이것도 '허위'라고 주장했다. 방통위 구조 개편에 대해 '충분한' 사전 조율이 있었기 때문에 보도가 허위라고 했다.
최 의원은 한겨레 기사가 나온 당일, 해당 기자를 저격하는 페이스북 글도 올렸다. 최 의원은 “개혁대상, 기자들. 거기에 진보 표방언론이 포함되는 게 싫겠지”라며 “유신독재 하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다 해직된 언론인들의 말지, 말지의 보도지침 폭로 성과 6월항쟁의 성과로 창립된 신문(한겨레)의 관련 담당기자가 방송개혁·언론개혁 토론 현장에 나타나는 걸 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맘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를 콕 집어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어 “말지 1호 기자로서 일방적 욕하기가 동기로 보이는 기사에 분노 이전에 가슴이 아프다”며 기사의 동기를 '일방적 욕하기'로 추정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감정적 문제제기다. MBC 보도를 문제 삼으며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키고, MBC를 향해 '친국힘', '편파보도'라고 주장하는 모습들은 어쩌면 예견된 사태였을지도 모른다. 보도에 대한 반박보다 비판하는 언론사를 공격하는 게 반복됐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에 대한 비판 보도에 최 의원처럼 대응하는 정치인은 많다. 유난히 최 의원에 대해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는 최 의원이 방송 관련 입법을 책임지는 과방위원장이자 '언론개혁'을 주도하는 특위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최 의원이 지난 23일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더라도'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면 불법정보로 규정한다. 최 의원이 '허위'라고 주장한 경향신문 기사와 한겨레 기사는 개정안에 따르면 '허위정보'이자 '불법정보'로 규정될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있었다면 최 의원은 이들 모두를 '불법정보'이자 '징벌적 손배' 대상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실제 언론계는 이러한 우려를 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30일 국정감사에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일을 놓고 “과했다는 걸 인정하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님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언론탄압 비판을 숱하게 받아온 보수 진영에선 찾기 힘들었던 공식 사과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최민희 의원의 과방위원장직 사퇴에 대해 “전제로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언론에 대응하는 최 의원 태도에 변화가 있을까.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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