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주 “李정부 ‘협상타결 공수표’만 두번…무관세 잃고 반도체·농산물 엇갈려도 ‘승리’?

한기호 2025. 10.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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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대표 “APEC중 어렵다던 한미 관세협상 돌연 타결? 與는 과대포장 칭송”
“‘공수표 타결’ 혼선 세번째…주도권 美에 쏠렸나? 쌀·소고기 개방 누가 진짜냐”
“현금투자 연200억달러 美 말없어, 반도체 ‘최혜국 대우’도 빠져…합리성없다”
“비즈니스맨 트럼프 칭찬 ‘한국이 봉’ 아니냐”…“방어협상 끌려다녀” 연일 질타

이낙연(NY)계 주축의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두번째 한·미 정상회담과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일방적 협상, 합의문 없는 타결, 농산물 시장 개방 진실공방’ 등을 짚으며 “이번에도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일 정부·여당에 투명한 협상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전병헌 새민주 대표는 3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타결이 어렵다고 전망되던 한미 관세협상이 갑작스레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당은 기다렸단 듯 이 대통령의 ‘성과’를 과대포장하며 칭송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그러나 ‘두차례의 공수표 타결’ 전례가 떠오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새민주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민주 진예찬 최고위원, 신재용 최고위원, 전병헌 대표, 이미영 최고위원.<새미래민주당 제공 사진>


그는 먼저 “이번 협상 과정은 처음부터 의문 투성이다. 정부 핵심관계자뿐 아니라 이 대통령 자신조차 비관적이던 협상이 단 하루 만에 돌연 ‘극적 타결’로 바뀐 배경이 뭔가”라며 “약소국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협상의 주도권이 미국에 지나치게 쏠린 건 아닌지 짚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 ‘균형 있는 결과’를 기대하는 건 애초 어렵다”고 했다.

이어 “합의문 없는 타결, 반복된 혼선은 이번이 세번째”라며 “앞서 두번(7월말 발표와 8월 첫 정상회담)의 협상처럼, 이번에도 공동합의문 없이 양국이 각자 내용을 발표했다. 정상회담급 협상이었다면 최소한 공동 성명이나 합의문 초안이라도 제시하는 게 외교의 기본 프로토콜인데도 불과 몇시간 만에 주요 쟁점에 엇갈린 해석이 터져나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산물 시장 (추가)개방은 누구 말이 진실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농업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더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이 시장 100%개방에 동의했다’고 SNS에 적었다”고 문제 제기했다.

전병헌 대표는 또 대미투자 3500억달러 구성에 관해 “‘합의’라고 하지만 들여다 보면 허점이 많다. 한국은 ‘연 200억달러 상한선을 뒀다’고 하지만 미국은 이에 언급조차 없다. 심지어 ‘전액을 한국이 투자하고 수익은 한미가 5대 5로 나눈다’는 조건이다. ‘상업적 합리성’이라기보단 ‘정치적 굴종’에 가깝단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날을 세웠다.

상호관세율 조정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을 선언한) 25%에서 15%로 낮춘 걸 정부는 ‘성과’로 포장하지만,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무관세 혜택을 잃은 상황에서 이를 ‘승리’라 부르는 건 국민 기만이다. 최악을 모면한 걸 성공으로 치장하는 행태, 이재명 정부가 또 반복하고 있다”면서 “‘양보’인가 ‘위장’인가”라고 꼬집었다.

반도체 관세에 관한 양국 입장차도 불거진 가운데 그는 “7월 협상 때는 ‘반도체 최혜국 대우’ 합의가 있었으나 이번엔 반도체가 철강과 함께 목록에서 빠졌다”며 “대신 ‘대만 기준’(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이란 새로운 불씨만 남았다. 한미 협상의 핵심이자 경제안보의 관건인 반도체가, 이젠 협상장의 뇌관으로 남았다”고 대통령실 발표를 지적했다.

마지막으론 “협상의 ‘봉’이 된 건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관세협상을 제일 잘한 리더’라며 립서비스를 남겼으나, ‘협상 상대가 칭찬할 때 진짜 잘된 협상은 드물다’는 건 외교의 오래된 격언”이라며 “비즈니스맨 트럼프의 칭찬 뒤엔 ‘한국이 봉이었다’는 냉소가 숨어있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는 답해야 한다.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야구방망이와 공’을 선물했고 이 대통령은 그에게 순금과 보석이 박힌 억대의 훈장(무궁화대훈장)과 금관을 줬다. 핵추진잠수함 건조도 ‘국내 조선소’가 아닌 미국 필리조선소에서만 가능하단 조건이 붙었다”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 불투명한 ‘성공 포장’을 끝까지 추적해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민주는 전날(30일) 김연욱 선임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한미 통화스와프 없이 2000억 대미 현금투자를 10년 이상 부담할 상황에 “외환시장 안정성 우려”를 제기하고 “미국 요구에 끌려다니며 방어적 협상만 반복했을 뿐 실질적 대안을 제시 못했다”며 “최악을 피했단 것일뿐 근본적으로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이 됐단 사실은 변치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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