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30분 정상회담…시진핑 “중·일관계 올바른 궤도 협력” 다카이치 “전략적 호혜 관계 구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고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수립한 양국관계 원칙인 ‘전략적 호혜 관계’ 구축을 강조했으며,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간접 언급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정상회의를 가졌다. 지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가 시 주석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페루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이후 1년여 만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중국은 중요한 이웃나라이며 건설적이고 안정된 대중관계를 구축해 양국의 전략적 호혜 동반자 관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언했다”고 언급한 뒤 “나 역시 다카이치 총리와 마찬가지로 중·일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나아가도록 미래를 향한 발전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세계와 지역의 정세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중·일 양국은 한 줄기 물로 이어진 이웃(一衣帯水)이자 중요한 근린국가”라며 “중·일관계의 장기간에 걸친 건전하고 안정된 발전 추진이 양국 인민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소원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일 4대 정치문건’에서 확립한 원칙과 방향성에 따라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지키고, 중·일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하고, 신시대의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관계 구축에 주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일 4대 정치문건’은 중·일수교 이후 양국이 맺은 4건의 성명·조약 등을 말한다. 1972년 수교 당시 발표한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평화와 발전의 우호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노력을 위한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전면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압박할 때 ‘중·일 4대 정치문건’을 언급해 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취임 당시 보낸 축하 전문에서도 ‘중·일 4대 정치문건’을 언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은 일본에 중요한 나라”라고 다시 강조하며 “일·중 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중요한 책임도 갖고 있다.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일·중관계의 큰 방향성을 다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중 간에는 다양한 현안과 과제도 있지만 이들을 줄여 이해와 협력을 늘려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신념과 실행력을 정치신조로 삼아 왔다”며 “시 주석과 솔직한 대응을 거듭해 양국 정상 간의 관계도 심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략적 호혜관계는 양국 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집권 1기 때인 2006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했다.
시 주석과 다카이치 총리의 회담은 약 30분 만에 끝났다. 41분간 이어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정상회담 시간보다 짧다. 극우 성향이자 대중강경책·친대만 정책을 주장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경계를 받아 왔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시 주석이 축전을 보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기도 했다.
두 정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지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28일 양국 외교장관 통화를 계기로 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아사히신문은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역사 관련 강경발언을 자제하고 “중국은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언급하는 행보를 보고 회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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