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눈] 이태원 이후 3년…학교가 시작한 '치유의 교육'

서진석 기자 2025. 10. 3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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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교사의 시각에서 한국 사회와 교육 현장을 조명하는'교사의 눈' 시간입니다.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청소년 사망자도 적지 않았던 만큼, 학교 현장에 남긴 상처도 깊었는데요.


더 안전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교육 현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VCR]


이태원 참사 3년

159명 희생자 가운데 10대도 12명


참사 목격한 고등학생

트라우마 시달리다 사망


참사 후유증 극복 위한 지속적 노력 필요

10대 마음건강 지표도 빨간 불


교육부, 작년부터 '사회정서학습' 본격 도입


학생 마음건강과 정서역량, 

어떻게 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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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 앵커

참사 이후 학교 현장의 변화와 앞으로 남은 과제, 학교 현장에서 심리 상담과 사회정서교육을 하고 있는 서울중흥초 조열음 전문상담교사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우려되던 사건이었는데, 실제 현장을 목격한 고등학생이 참사 이후에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참사 이후 학교 현장에서 지켜보신 상황, 어땠습니까.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덤덤하고 무감각한 회피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도 있던 반면, 불안이 높거나 감각에 예민한 학생의 경우, 사고 관련 영상이나 뉴스만 봐도 호흡이 빨라지거나 긴장으로 인한 신체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현재 학생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비교적 안정을 많이 찾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전과 비교했을 때, 일부 학생들에게서 여전히 예민하거나 불안을 호소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사건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더라도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재난을 경험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참사는 직접적인 피해 여부를 넘어,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불안과 감정적 혼란으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상미 앵커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별개로 하더라도 지금 10대들의 마음건강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또 어떤 교육을 해오셨습니까?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참사 직후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지며 생명 존중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이 슬퍼하자'보다,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애도하는 과정이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상담에서는 혼란감이나 죄책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또는 생각보다 덤덤한 학생들도 있었는데요.


이런 감정의 차이는 가족 안에서도 "너무 힘들어하는 거 아니야? 또는 왜 너는 울지 않니?"와 같은 오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도록 돕는 상담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호흡법·나비 포옹과 같은 안정화 기법 교육, 위클래스 상담, 유관 기관 연계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사후 지원을 넘어, 학생들이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공동체 속에서 회복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상미 앵커

선생님께서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생명지킴이 강사로도 활동하고 계신데요. 


사회적 참사 상황에서 학교나 가정에서 어떤 교육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서적 지지'와 '안전감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건 직후에는 자극적인 이미지나 추측성 이야기보다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차분히 확인하고, 부정적인 심리를 느끼는 지점을 함께 알아가보는 게 좋습니다.


학교에서는 "괜찮아"보다 "무서울 수 있어"처럼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도 "잊어버려"보다는 "그때 많이 놀랐지?"처럼 감정을 받아주고 함께 다루는 태도가 아이를 안정시킵니다.


특히 불안은 더 많은 정보를 많이 찾아보게 만들기 때문에 해당 매체 노출은 최대한 제한하고, 교육자나 어른이 사실 중심으로 안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안을 단순히 억누르기보다, 함께 이야기하며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교와 가정이 해야 할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미 앵커

최근엔 참 다양한 문제로 학생들이 학교 상담실, 이른바 위(Wee)클래스를 찾아오는데요. 


어떤 경우에 상담을 받는 게 좋을까요?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상담은 문제가 생겼을 때만 가는 곳은 아닙니다. 


마음을 돌보고 성장시키는 공간인데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보인다면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등교를 거부하거나, 짜증과 눈물이 잦거나, "살기 싫다"는 말을 농담처럼 반복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마음의 짐을 함께 털어놓고 싶을 때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더라도 주변의 어른이 먼저 신호를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클래스는 그런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학생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이상미 앵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 목적의 상담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위클래스에 오면 학생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위클래스는 단순히 고민을 털어놓는 곳이 아니라, 마음의 힘을 키우는 훈련의 공간입니다. 


일대일 상담 외에도 집단상담, 또래 상담 동아리, 감정조절·공감과 같은 다양한 심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표현할까?",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안전하게 전하는 방법은?" 같은 주제를 다룹니다.


또, 담임교사나 학부모와 협력해 학교와 가정이 함께 아이를 지지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회복하는 힘, 즉 회복탄력성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이상미 앵커

말씀하신 사회정서교육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현장에선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서울시교육청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사회정서교육(SEL)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전 학년 15차시 이상 운영을 권장하고 있고, 우리 학교도 학기마다 10차시 이상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정서교육은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감정 인식과 조절, 갈등 해결, 공감 등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포함됩니다.


아이들은 감정 카드, 역할극, 상황 카드 등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친구와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학업 중심의 분위기 속에서 이런 교육이 부수적인 활동으로 여겨지는 점이 아쉬웠는데요, 앞으로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공부만큼 마음을 배우는 교육이 정규 교과 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미 앵커

말씀해주신 것처럼 다양한 사회정서역량이 필요한 시대인데요. 


학부모님들이 자녀를 대할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을까요?


조열음 전문상담교사 / 서울중흥초등학교 

저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하게'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가정에서는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말 하면 안 돼"보다는 "그만큼 속상했구나"라고 반응해주면, 아이들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명확한 한계선을 지켜주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어른의 지도를 신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를 평가하거나 비교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받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루 5분이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시간, 그 자체가 아이에게는 심리적 백신이 됩니다. 


결국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무슨 마음이었을까?" 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 그게 가장 큰 예방이자 회복의 힘이 됩니다.


이상미 앵커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지만, 10대의 마음건강은 여전히 회복이 필요합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감정을 다루는 교육이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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