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인터뷰] '22G 0골→28G 5골' 슈틸리케 황태자, 성남 시절 시련 딛고 부활... '34세' 이정협, "힘 닿는데까지 뛰고파"

임기환 기자 2025. 10. 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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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천안)

울리 슈틸리케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황태자로 유명한 베테랑 이정협. 그는 천안시티FC에서 커리어 말미의 불꽃을 태우고 있다. 

이정협은 2010년대 중반 한국 축구의 최전방을 책임졌던 스트라이커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A매치 25경기에 나서 5골을 터트렸다.

득점력이 뛰어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슈틸리케 전 감독은 이정협의 장점을 높이 샀다. 186cm의 꽤 괜찮은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며 전방에서 싸워주고, 공간을 열어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데 능했다. 그래서 2부리거였던 무명의 이정협을 당시 슈틸리케 감독이 과감히 발탁했고, 실제 그라운드에서 장점을 보여줬다.

이정협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와는 멀어졌는데, 자신을 키워주고 당시의 이정협을 있게 한 부산을 떠난 시기도 비슷했다. 2021년 경남FC로 이적했지만 14경기 1골에 그쳤고, 이듬해 강원FC로 이적했다.

강원은 그에게 또 다른 기회의 땅이었다. 강원 데뷔 시즌인 2021년은 20경기 1골 1도움에 그쳤지만, 이듬해 31경기 5골 1도움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강원 커리어도 2023년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이정협은 20경기 2골 1도움에 그쳤다. 공격수로는 아쉬운 스탯이었다.

이듬해 이정협은 성남FC로 이적했다. 성남은 베테랑 해결사가 필요했고, 이정협도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러나 성남에서는 커리어 처음으로 단일시즌 무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협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즌 초엔 선발로 좀 나갔는데, 막바지엔 교체 출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들어가면 경기력이 떨어졌고, 공격포인트도 안 나와서 의기소침한 플레이들이 자주 나왔다. 성남에서 힘들었던 건 사실인데, 솔직히 내가 부족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성남 생활은 1년으로 끝났다. 이듬해 이정협은 K리그2 천안시티로 이적했다. 1991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그에게 천안은 마지막 도전일수도 있었을 터. 그러나 이정협은 천안에서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시즌 초 페널티킥을 수차례 실축하는 등 골잡이로서의 역할과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플레이를 보였다. 이정협도 "생각했던대로 잘 되지 않더라. 많이 답답하고, 팀원들에겐 미안했다"라며 "그러나 코치진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2로빈 때부터는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나왔다. 스스로도 자책하기보단, 예전에 골 넣고 잘했던 경기를 돌려 보며 훈련장과 경기장서 더 노력했다"라고 돌이켰다.

그 결과 이정협은 현재 28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올리며 천안의 탈꼴찌에 이바지했다. 천안은 김태완 감독 체제에서 최하위를 전전했지만, 현재 그들의 아래에는 충북청주FC와 안산그리너스가 있다. 물론 주포 툰가라, 깜짝 스타 이상준의 득점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이정협의 기여도도 분명 간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정협 스스로의 자신감도 커졌다. 이정협은 "아무래도 포인트를 하면 공격수로서 자신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어떻게든 볼 터치를 한번이라도 더 하려고 주변 동료에게 요구도 많이 하고, 그렇기 때문에 욕심도 난다. 그렇지만 아직은 공격수로서 부족한 스탯이다. 올해 두자릿 수 공격포인트는 올려보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이정협은 12년차 K리거인데, 두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올린 시즌은 3시즌에 불과하다. 2015시즌 상주상무에서 17경기 7골 6도움을, 2019시즌 부산아이파크에서 28경기 10골 3도움을, 2020시즌 역시 부산에서 33경기 13골 4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그 이후로 5시즌 동안 닿지 못한 목표다.

이제 곧 서른 중반을 넘어가는, 축구선수로선 적지 않은 나이. 이정협의 남은 축구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부산 사나이'이자 친정팀 부산에서 마무리하는 그림도 생각하고 있다는 이정협은 "당연히 애정하는 고향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면 좋겠지만, 내 욕심으로 하긴 힘든 일이다.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래서 조금씩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지막이라 보기엔 어렵다. 몸에 문제가 없다면 더 뛰고 싶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때 전 국민이 주모가던 국대 출신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정협. 그의 마지막 불꽃이 어디까지 타오를지 주목된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연맹, 협회, 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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