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쁘게 할 발표" 예고한 젠슨 황…'품귀' GPU 26만장 풀었다 [종합]

최수진, 김대영, 박수빈 2025. 10. 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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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국내 기업들과 전방위 협력
'AI 팩토리'부터 '피지컬 AI'까지 맞손
엔비디아, 14조 규모 GPU 26만장 투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아 '선물 보따리'를 잔뜩 풀어놨다. '치맥 회동'으로 화제가 됐던 삼성전자·현대차그룹과는 인공지능(AI) 팩토리 분야 협력 방안을 발표했고 SK그룹의 경우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을 위해 손을 잡기로 했다. LG전자·네이버와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손을 잡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최대 14조원에 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투입한다. 황 CEO는 앞서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는 GPU를 한국 기업들에 대규모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 14조원 규모 GPU 26만장 투입

3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날 AI 분야 협력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LG전자를 비롯해 팀네이버 등은 동시간대에 엔비디아와의 공동 사업 계획을 일제히 공개했다. 

특히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엔 GPU 총 26만장을 투입하는데 14조원에 이르는 규모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GPU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를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은 각각 최대 5만개씩 GPU를 도입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6만개를 도입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전날 국내외 미디어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전 브리핑에서 "새로운 블랙웰 인프라로 한국의 전체 AI GPU 수량은 6만5000개에서 30만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로써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AI 리더가 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포항경주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엔비디아와 업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함께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판단하는 지능형 제조 혁신 플랫폼을 조성해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6세대인 HBM4,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GDDR7), 저전력 D램(LPDDR) 모듈 소캠2 등 차세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대해서도 양사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제조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전반에서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 상용화와 자율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다양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로봇 플램폼도 구현했다. 

SK그룹, 국내 유일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 본격화

SK그룹은 엔비디아의 GPU와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과 관련해 "구축에서 운영, 사용까지 일원화하는 국내 사례는 현재까지 SK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제조 AI 클라우드엔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RTX 프로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2000여장이 활용된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 사용된다. SK텔레콤이 구축·운영·서비스를 맡는다. 

SK그룹도 GPU 5만장을 넘는 규모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구축한다. SK그룹은 2027년을 목표로 울산에 100메가와트(MW)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한국 기업 총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황 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대차그룹, AI 팩토리 기반 자율주행차 협력 강화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투자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먼저 5만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 개발, 검증, 실증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설루션(솔루션), 차세대 스마트 팩토리, 온디바이스 반도체 혁신을 목표로 한 AI 역량을 향상하겠다는 취지다. 

양사는 또 한국 정부의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한다. 이는 약 30억달러(약 4조2843억원) 규모의 투자를 수반한다. 핵심 추진 사항으로는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지컬 AI 데이터센터 등이 꼽힌다.

현대차그룹 또한 옴니버스를 활용해 공장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실제 생산 라인에 로봇을 배치하기 전 가상 환경에서 작업 할당, 동작 계획, 인체공학적 안전성 등을 검증할 수 있고 로봇 통합 속도를 높이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네모트론' 개방형 AI 추론 모델과 '엔비디아 네모'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첨단 AI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차량 전반에 걸친 기능·성능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팀네이버,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 맞손

팀네이버도 피지컬 AI 플랫폼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한다. 양측은 네이버클라우드의 디지털 트윈·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 역량과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아이작 심’ 등 3D 시뮬레이션·로보틱스 플랫폼을 결합한 피지컬 AI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가상 공간에서 현실 산업 환경을 재현해 AI가 현실과 상호작용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는 것.

이번 협력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한 ‘소버린 AI 2.0’ 비전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첫 단계다. 네이버가 피지컬 AI 플랫폼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 확장성이 있어서다. 피지컬 AI 플랫폼은 산업별 맞춤 AI 기술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기반을 의미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조선,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별 특화 AI 적용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을 주도해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AI 기술이 자리를 잡도록 지원한다. 

엔비디아는 국내 기업과의 굵직한 협력을 예고한 바 있다. 황 CEO는 이번 방한에 앞서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 국민을 정말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해 업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전날 오후 서울 삼성동에 있는 깐부치킨에서 이 회장, 정 회장과 '치맥 회동'을 통해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황 CEO는 매장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엔비디아와 한국은 발표할 내용이 많고 이곳엔 훌륭한 파트너들이 있다"며 "내일 우리가 함께 진행 중인 훌륭한 소식과 여러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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