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때마다 마음 졸여"...덜컹이는 광주 시내버스에 시민들 '불안'
해마다 10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 추세
"학생·고령층 많은 만큼 안전교육 강화해야"
배차 간격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 광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권모(54)씨는 올해 4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 82세 어머니가 시내버스를 탔다가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기도 전에 버스 기사가 출발하면서 앞으로 고꾸라지며 어깨와 손가락 등이 골절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더욱 화나는 것은 사고 이후 버스 기사와 버스회사의 태도였다. 버스공제조합에서 알아서 처리할 거라며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 한 마디도 없었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권씨의 모친은 지금도 치료를 받는 중이다. 권씨는 "승객이 다쳤는데 미안하다는 말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굉장히 불쾌하다"며 "시내버스는 차가 없는 학생이나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최소한의 안전교육을 실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광주지역 시내버스 기사들의 급출발 등 위험운전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불안과 불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는 차가 없는 학생과 고령층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버스 기사들의 보다 철저한 안전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5년간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교통사고 건수는 총 599건(사망 5명·부상 869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118건(0명·120명), 2021년 94건(1명·120명), 2022년 126건(3명·158명), 2023년 115건(1명·184명), 2024년 146건(0명·224명)으로 해마다 100건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했다.
올해도 시내버스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실제 지난 30일 오후 4시57분께 서구 농성동 서구청 앞 도로에서 50대 남성 버스 기사가 운전하던 시내버스가 도로 우측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버스 안에는 승객 50여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이 중 20대 여성 포함 승객 8명이 다리 등에 경상을 입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중상자는 없다.
경찰은 버스 기사 부주의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오전에는 동구 금남로 5가역 4번 출구 앞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해 승객 7명이 허리 등에 경상을 입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 지난 6월에는 북구 문흥동의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좌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당시 버스 기사는 70대 여성이 횡단보도를 완전히 건너지 못했음에도 좌회전 신호가 켜지자 마자 출발해 사고를 냈다. 해당 기사는 과거에도 보행자 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출·퇴근길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 차모(26)씨는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늘 불안하다. 과속, 급출발, 급정거, 무리한 끼어들기 등 언제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며 "대·자·보 도시 광주를 표방하기 전에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안전운전 교육부터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기사들의 위험운전을 근본적으로 방지하려면 인력부족으로 인해 좁아진 배차 간격부터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버스 기사에서 택시 기사로 전향한 배모(56)씨는 "버스 기사 수가 줄면서 배차 간격이 너무 촘촘해져 버스 기사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음 운행에 나서는 경우가 태반이다. 급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며 "노선 개편을 통해 배차 간격을 줄이는 등 버스 기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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