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밝힌 대미 투자… 韓 기업들, 美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나

유진우 기자 2025. 10. 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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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3500억弗 지불·기업 6000억弗 투자"
대한항공, 항공기 47조원 규모 구매
HD현대·한화오션, 美 조선업 되살리기
LS, 전력망에 30억弗 투자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각) 팩트시트를 내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 항공·조선·에너지 산업에 투입할 투자 내역을 조목조목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 합의했다고 본인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게시물을 올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에서 “한국 정부가 3500억 달러를 ‘지불(pay)’하고, 추가로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며 “부유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6000억 달러(약 857조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의 투자 총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반면, 폭스뉴스는 같은 날 정부와 민간의 투자를 별개로 계산해 “한국이 총 9500억달러(약 1358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항공, 조선,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가장 규모가 큰 단일 계약은 항공 분야에서 나왔다. 대한항공은 103대 신형 보잉 항공기를 구매한다. 총 362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다. 백악관은 이 계약으로 미국 전역에서 최대 13만 5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또 이 항공기들에 탑재할 GE 에어로스페이스 최첨단 엔진을 137억 달러에 별도로 사들일 예정이다. 한국 공군 역시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와 23억 달러 규모 신형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개발 계약을 맺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트럼프 방한 성과 가운데 조선업에 가장 주목했다. 미국 조선 산업은 한때 세계를 호령했지만 1980년대 이후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다. 미국 내 조선소들은 숙련공 부족과 설비 노후화로 신규 함정 건조는 물론 기존 함정 수리조차 제때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중국과 해군력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미국 방산업 전문 매체 디펜스 원은 “정부가 1980년대 상업 조선업계 지원을 끊고, 군사 부문에선 조선 기지를 통합하면서 관련 산업이 고사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3000억 원)을 쏟을 예정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HD현대와 미국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50억 달러 규모 투자 프로그램에 협력한다. 미국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자율 운항 등 신기술 적용이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 자동화, 미국 선박 신규 건조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펜실베이니아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를 투자하는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는 2024년 말 1억 달러에 이 조선소를 인수했다. 인수 자금 50배를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자한다. 현재 2척인 연간 건조량을 20척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한화오션은 2030년 중반까지 최초의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을 이곳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30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형 크레인과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이고 있다. /뉴스1

에너지와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수조원을 넘는 대규모 투자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로 미국이 주도하는 에너지 지배력 강화 전략에 한국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는 모양새다. 현재 미국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중동 등에서 벗어나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좋다. 미국은 막대한 신규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비할 국가를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연간 약 330만 톤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LS그룹은 2030년까지 해저 케이블, 전력 장비 같은 미국 전력망 인프라에 30억 달러 투자를 할 예정이다. 또한 LS전선 미국 자회사 LS그린링크는 버지니아에 6억 8100만 달러 규모 제조 시설을 짓고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국 리리멘트 테크놀로지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내 희토류 분리·정제·자석 생산 단지 구축에 합의했다.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미국 공급망 재편 전략에 동참하는 성격이 짙다. 그 밖에도 미국 센트러스 에너지,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하이오주 파이크톤 우라늄 농축 시설 확장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번 투자에 대해 “미국 일자리 지원, 에너지 지배력 강화, 기술 혁명 리더십 증진, 해양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획기적 거래”라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은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미국 경제 이익을 증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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