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8호소’ 전부 기각, 법원은 ‘감정’ 아닌 ‘계약’ 봤다
뉴진스 측 “복귀 불가” 항소 예고
어도어 “뉴진스 기다릴 것” 입장

그룹 뉴진스가 어도어에 ‘완패’했다. 법원이 어도어의 주장을 모두 인용하고 뉴진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것이다. 뉴진스는 “복귀 불가”를 선언하며 항소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1부(정회일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어도어가 뉴진스 다섯 멤버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에서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9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해임한 하이브(어도어)를 비판했고 그해 11월 민 전 대표의 복귀 등을 요구하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를 상대로 지난 1월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뉴진스가 주장하는 총 8가지 주장 등을 배척했다.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판결로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 기간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게 됐다.
■민희진 해임으로 인한 프로듀싱 공백
뉴진스 측은 민 전 대표의 해임으로 프로듀싱 공백이 생겨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속계약 어디에도 반드시 민 전 대표가 뉴진스를 위한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어도어가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의 전속계약 종료일(2029년)까지 프로듀서 업무를 제안했으나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며 어도어의 책임이 아니라고 봤다.

■ 돌고래유괴단과의 분쟁 야기
뉴진스 측은 어도어가 협력사 돌고래요괴단과 분쟁을 야기해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식회사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8월 31일경 어도어의 사전 동의 없이 뮤직비디오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 계약을 위반했다고 봤다”며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에게 조치를 취한 것은 권리행사로 볼 수 있고 중요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 하이브 리포트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
뉴진스 측은 하이브 임원 보고용으로 작성된 해당 리포트에서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가 자신들을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 리포트 내용은 타 아이돌과 관한 항목에 기재돼 있다”며 뉴진스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리포트의 해당 표현이 타 그룹 성공 전략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일 뿐이며 “하이브가 피고들의 활동을 중단시킨다거나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기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 아일릿의 뉴진스 콘셉트 복제 방치
뉴진스 측은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복제했음에도 어도어가 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아일릿과 뉴진스의 일부 유사성은 인정하면서도 “콘셉트를 복제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해당 논란이 민 전 대표 어도어 대표 재임 시절 제기됐고 민 전 대표도 이메일 발송 등으로 어느정도 조치를 취한 것으로 봤다.
■ 뉴진스 멤버 ‘무시해’ 발언 방치
뉴진스 측은 멤버 하니가 아일릿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으나 어도어가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하니 스스로 정확히 그 단어들이었는지 기억은 없고 그냥 ‘대충 그런 말’이라고 했던 점, ‘무시해’라는 표현은 민 전 대표에 의해 처음 사용된 점, CC(폐쇄회로)TV상 아일릿 멤버들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주장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또 당시 어도어가 CCTV 확인 요청 등 “충분한 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 연습생 시절 사진·영상 유출 방지
뉴진스 측은 일부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사진과 영상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재판부는 어도어가 영상 게재 중지 요청, 파생 영상 삭제 조치, 캡처 사진 블러 처리 요청, 유출 경위 확인 및 공문 발송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하이브 PR 담당자의 ‘성과 폄하’ 발언
재판부는 하이브 PR담당자가 어도어 이행보조자가 아닌 “하이브의 기업 PR담당자”였으며 발언의 맥락이 기자의 ‘하이브 주가’ 관련 사실관계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므로 “뉴진스를 폄훼하거나 모욕하는 발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로 인한 성과 저평가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음반 밀어내기’가 실행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이 문제를 “하이브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을 뿐 시정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 신뢰관계 파탄 및 ‘인격권 침해’ 주장
뉴진스 측은 위 모든 사유를 종합해 신뢰관계가 파탄났으며 계약을 유지하는 것은 멤버들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을 강제’하는 ‘인격권 침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뢰파탄의 근거가 되는 개별 주장들(앰버서더 방해 등)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특히 ‘인격권 침해’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해임 등을 ‘원고의 경영상 판단 대상’일 뿐 전속계약의 내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면 정당한 사유 없이 전속계약에서 쉽게 벗어나는 것을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뉴진스가 이 사건 전속계약에 기해 어도어와 연예활동을 하는 것이 뉴진스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뉴진스 템퍼링 의혹과 경영권 탈취 의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의혹을 재판부가 ‘사실’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가 부당하지 않았다며 “민 전 대표는 뉴진스가 포함된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려는 의도로 사전에 여론전, 관련기관 신고 및 소송 등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도어를 인수할 투자자를 알아보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민 전 대표의 이러한 행위는 어도어(대표직 재임 시절)가 하이브로부터 독립하거나 민 전 대표 자신이 뉴진스를 데리고 어도어 및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이는 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 대해 부당한 감사를 실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외에도 재판부는 뉴진스 측이 현재 계약 해지 사유로 주장하는 8가지 항목들이 민 전 대표의 이러한 경영권 탈취 계획의 일환으로 준비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뉴진스가 주장하는 어도어의 의무불이행 사유 등은 하이브에 부정적 여론 형성 및 소 제기 등에 필요한 요소들을 찾아낸 민 전 대표의 사전 작업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의 이러한 판단은 향후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간의 주주간계약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뉴진스는 항소를 예고했다. 반면 어도어는 여전히 뉴진스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냈다.
뉴진스 법률대리인 세종은 30일 입장을 내고 “멤버들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이미 어도어와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현 상황에서 어도어로 복귀해 정상적인 연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한 “멤버들은 항소심 법원에서 그간 사실관계 및 전속계약 해지에 관한 법리를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살펴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시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에 어도어는 이날 “오랜 기간 여러 주장과 사실관계가 검증되고 다시 한번 동일한 취지의 판결이 내려진 오늘의 결과가 뉴진스에게도 본 사안을 차분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본안 재판 과정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정규 앨범 발매 등 활동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며 “뉴진스와 논의를 통해 팬 여러분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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