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의혹 찰스3세 동생, 1919년 이후 첫 ‘왕자 칭호 박탈’
왕실 명예 실추로 초강경 조치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온 동생 앤드루(사진) 왕자의 ‘왕자(Prince)’ 칭호를 박탈하고, 윈저성 인근 왕실 전용 저택에서 퇴거시키는 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왕자 칭호 박탈은 1919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왕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30일 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성명을 통해 “국왕 폐하는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이번 조치가 “왕실의 품위와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찰스 국왕은 최근 몇 주간 왕실 고문단과 협의 끝에 형제의 칭호 박탈을 승인했고, 앤드루는 “왕실 절차를 따르겠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이번 조치로 앤드루는 본명인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Andrew Mountbatten-Windsor)’로 불리게 되며, ‘왕실 전하(His Royal Highness·HRH)’와 왕자 호칭 모두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또 30여 개 방을 갖춘 왕실 전용 저택 로열 로지(Royal Lodge)의 임대 계약을 반환하고, 샌드링엄 별장 인근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앤드루는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이 불거졌고,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제기한 소송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2022년 군 명예직과 왕실 후원자 직책이 모두 해제되면서 사실상 공적 역할에서 물러났다.
이번 결정은 영국 왕실 역사상 극히 드문 사례로,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을 편든 어니스트 아우구스트 왕자의 영국 왕자 칭호가 박탈된 이후 처음이다. 왕실 내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윌리엄 왕세자 등 후계 라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단호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 사회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왕실이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 중이며, 전문가들은 “국왕이 가족보다 왕실의 명예를 우선시했다는 상징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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