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李, 무엇을 얻었나?…화끈했던 '무역 담판'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가 이렇게까지 집중 조명을 받아본 적이 있을까요?
APEC을 계기로 전 세계가 주목한 메가톤급 정상회담들이 열리면서 글로벌 외교의 중앙 무대가 됐죠.
그 중앙 무대의 중앙을 차지했던 미중 정상회담은 미소와 악수로 일단 숨 돌릴 틈을 찾았고, 우리나라와 미국은 진땀 나는 협상의 매듭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와 의미, 그리고 전망까지, 김성훈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그 어느 누구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선이 집중됐죠?
[기자]
아시아 순방 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수요일 오전 11시 반쯤 김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건 2019년 이후 6년 만인데요.
주먹을 쥔 손을 치켜드는 특유의 포즈로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 등 국빈 방문 의전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전용 헬기인 마린원과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에 탑승해 경주로 향했고요.
도착 직후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연설을 한 뒤, 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1박 2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고,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습니다.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은 미국 대통령에게 처음 수여됐는데, 이 훈장에 들어간 금만 190돈, 시세로 1억 3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금관 선물에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어 이 역시 화제가 됐습니다.
[앵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도 분위기가 좋았죠?
[기자]
오후 2시가 넘어서 시작된 오찬 겸 정상회담은 87분간 이뤄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한미 무역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다시 언급하며 무역합의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이제는 우리 한미 양국이 조선을 함께 이끌어 나가며 짧은 시간 내에 최고로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을 내달라고 요청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아니면 중국 쪽 잠수함 추적활동이 제한이 있습니다.]
이 요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다음 날,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한화오션이 운영 중인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즉각 화답했습니다.
AP통신은 "영국·호주에도 안 주던 극비의 핵잠수함 기술'을 한국에 공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은 불발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다시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가장 큰 결실은 두 정상이 무역협상을 마무리짓기로 결단을 내렸다는 거잖아요?
[기자]
정상회담 전날 저녁까지도 전망이 밝지 않았는데, 두 정상의 대화 이후 급진전됐습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방식이 톱다운 방식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는데요.
전체 3천500억 달러 가운데 2천억 달러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에서 현금으로 분할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미국이 연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천억 달러 지급을 요구한 점에 비춰볼 때, 현금투자액은 맞춰주면서도 연간 상한 액수는 낮추며 중간 합의점을 찾았다는 평가입니다.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머지 1천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대출과 보증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고, 수익은 어떻게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도 나왔나요?
[기자]
수익 배분 방식은 일본처럼 원리금 회수 전까지는 5대 5로 나눠 갖기로 했고요.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경우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이 가능하도록 해 안전장치를 뒀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또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에만 투자하기로 양해각서에 명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합의에 따라 미국이 부과 중인 자동차 관세는 상호관세처럼 25%에서 15%로 낮아지고요.
의약품 등 품목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 설명과 달리,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라는 등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해 합의 내용의 문서화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미중 정상회담으로 넘어가서, 전 세계가 주목한 이벤트였는데, 일단 더 이상의 공격은 자제하자는 선에서 끝났죠?
[기자]
30일 오전 10시 30분쯤 전용기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주석은 김해공항 공군기지 의전실인 나래마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두 정상이 마주 앉은 건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입니다.
악수로 인사를 나눈 두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100분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시진핑 주석은 위대한 국가의 지도자이며, 우리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진핑 / 中 국가 주석 (현장 영어 통역) : 저는 항상 중국의 발전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당신의 비전과 함께 나아간다고 믿습니다.]
[앵커]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서로 주고받기로 했나요?
[기자]
양국 발표를 종합하면, 미국은 중국의 합성마약 펜타닐 유입 문제 해결 협력을 전제로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를 10% 포인트 내릴 예정입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고요.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 구매도 재개합니다.
서로가 상대국 선박에 부과하고 있는 입항 수수료도 1년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10일 종료 예정인 관세 휴전 조치도 1년 연장될 예정입니다.
[앵커]
급한 불은 껐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요.
앞으로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양측이 일단 시급한 대립 요인에 대해서만 잠정적 합의를 본 것이고, 이후 실무진 차원의 협상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영토·안보 문제 등도 회담에선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국은 또한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이후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는데요.
그만큼 두 정상이 마주 앉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읽힙니다.
갈등 관계의 근본적 구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데요.
대니얼 배허 전 미 무역대표부 보좌관은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추진하고, 미국은 대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양국은 휴전을 다음 무역 전쟁을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최신 AI칩인 블랙웰의 "중국 내 공급문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향후 대응 움직임에 따라 희토류에 대한 반격카드로 반도체를 계속 쥐고 가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김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